[급증하는 대장암(上)] 용종·가족력 있으면 30대 이전부터 검진

입력 2011.03.23 08:56

IT기업에 다니는 최모(45)씨는 3개월 전부터 배변시 가끔 출혈이 있었지만 10여년 전에 수술받은 치질이 재발했겠거니 여기다가, 출혈이 잦아지고 대변이 연필 두께 정도로 가늘어지는 증상이 겹치자 대장내시경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대장암이 직장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나 항문을 제거하고 배변 주머니를 차는 수술을 받았다. 최 씨는 "40대에 대장암에 걸릴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1기암 완치율 95%, 4기는 5%

대장암(직장암 포함)은 한국인에게 3번째로 발병율이 높은 암이다. 흡연, 음주, 고지방 식사 등으로 인한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소주 5잔을 매일 마시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배, 비만인 사람은 1.5~2.5배, 흡연자는 1.2배 정도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있다. 나쁜 생활습관과 함께, 가족력도 중요한 발병 요인이다.

고대안암병원 외과 김선한 교수는 "대장암은 용종 단계에서 시작해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면 암이 생기기 이전에 위험을 막거나 초기에 발견해 복강경 수술 로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늦게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급격히 나빠진다. 김선한 교수는 "대장암 0기인 상피내암의 경우 완치율이 100%이며, 대장암 1기는 95%, 2기는 80% 이상"이라며 "하지만 암덩어리가 림프절까지 전이된 3기의 완치율은 50% 이하로 떨어지고, 간이나 폐 등까지 전이된 4기는 5%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일찍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고대안암병원 외과 김선한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위암·담도암·자궁내막암은 '대장암 관련암'

일반적으로 40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지만, 대장 용종이 생겼거나 대장암 관련 가족력이 있으면 더 일찍부터 검사받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김희철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40% 이상이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가족이 대장암은 물론, 자궁내막암, 위암, 담도암 등 대장암 관련암을 앓은 경우는 30대 이전부터 검사 받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영국암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폴립성 결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25세 때부터 2년에 한 차례씩 결장암 검사를 받게 하자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70%까지 줄어들었다.

'대장암의 씨앗'으로 불리는 대장용종이 있는 사람도 대장암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한다. 한솔병원에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만4529명을 분석한 결과, 43%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됐다. 특히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한번 제거해도 재발이 빈번하기 때문에, 선종성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40대 이후부터 1~3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과 함께 3차원 CT, DNA 검사 사용

가장 확실한 대장암 검사법은 대장내시경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양한 검사법을 병용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변비가 심해 내시경 검사를 위한 관장이 힘든 사람은 3차원영상컴퓨터단층촬영(MDCT) 검사를 통해 용종이나 암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며 "대장암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검사의 경우, 대변 속의 혈액 포함 여부로 암을 판단하는 대장잠혈검사와 대변에 묻어있는 대장 상피세포 등에서 DNA를 추출해 대장암 관련 5가지 유전자가 변형됐는지를 살펴보는 대변 DNA 검사 등을 보조적으로 쓴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는 전이성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표적 항암치료를 위한 '바이오 마커'테스트에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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