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질환자 약 복용 실태
암, 백혈병 등 중증질환자가 약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암·백혈병·에이즈 등으로 치료약을 매일 복용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환자 36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35.1%·128명)이 약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험이 있었다.
약을 거른 이유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가 44% (88명·중복응답)로 가장 많았고, '약 부작용이 심해서' 21.2% (42명), '가끔은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서' 12.6%(25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상이 좋아진 것 같아서' '약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등 자의적 판단에 의해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을 합치면 31.3%였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중증질환자 4명 중 1명(24.7%)은 최근 1년 동안 약을 매일 먹기는 해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은 경험이 있었다.
중증질환자가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줄이면 병이 급속히 악화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암 등 장기간 투병해야 하는 중증질환자의 치료는 의사의 능력보다 약을 제 때 먹는 등 환자가 의사 처방을 얼마나 잘 따르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내가 진료하던 백혈병 환자 중 치료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약 복용을 철저히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중증질환자는 실수로 약 복용을 거른 경우 임의로 두 번씩 먹는 등 복용 방법을 바꾸면 안된다"며 "반드시 주치의에게 알리고 복용 지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