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에 들어온 남편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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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아픔과 기쁨을 산모 곁에서 함께 나누는 사람은 남편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분만실에 남자가 들어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현재 거의 모든 부부들은 분만을 어떻게 할지, 누가 산모 곁을 지킬지를 미리 얘기하면서 남편이 함께 분만실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다반수다.

이는 분만실에서 남편이 산모 곁에 있으면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어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로 출산을 할 때 남자들이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어 함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한다.

의학 상식 책 ‘의학 상식 오류사전(저자 베르너 바르텐스)’의 내용 중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한 설문 조사결과에서는, 분만실의 남자들이 산모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나타난 바 있다.

분만실의 남자들은 산모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괜찮은지, 별 문제는 없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끊임없이 묻는다. 이 모든 행동이 산모를 배려해서 하는 것이지만, 정작 산모들은 마음 편하게 출산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데 신경을 쓰게 돼 방해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감각을 자극하는 말이나 대뇌에 전달되는 모든 자극은 분만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분만실에 남편과 함께 들어간 산모는 고통스러워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진통제를 더 자주 요구하게 되며, 통계적으로 남편이 분만실에 있으면 제왕절개의 비율도 더 높아진다.

영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도 산모의 41%가 다음 아이를 낳을 때 남편과 함께 분만하기 원치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남편이 있다고 해서 어떠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산모가 남편 걱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여자들은 분만 시 한 편으로는 남편과 함께 있어 도움을 받기 원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남편이 지켜보지 않는 상태에서 좀 더 자유롭게 출산하기 원하는 등 갈등을 하게 된다.

한편, 출산과 남편과 관련된 또 한 가지 놀랄만한 사실은 분만 후 많은 산모들이 겪는 산후 우울증에 남편 또한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산후 우울증을 앓으면 육체적, 정신적 변화와 함께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심각할 경우 신생아가 위험하거나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1980~2002년 사이 남성들의 산후 우울증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에서는, 남자들이 아버지가 된 직후 일 년 동안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은 1.2~25%로 나타났다. 남성이 산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 가족 전체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보통 아내가 산후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할 때 남편이 위로하고 가족의 균형을 이루는 노력을 기울이는데, 여성들이 치료를 받을 때 남성들도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