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대체요법…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한방·보완 암치료…
완치는 안 되지만 수술 회복 돕고 항암제 부작용(메스꺼움, 구토, 통증 등) 줄여줘
과학적인 검증은 미비… 당연히 양방치료가 '우선'
대체요법만으로 치료 안돼… 말기 생명 연장에는 도움

양방 치료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지 못한 암 환자들은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연세대원주기독병원 예방의학과 김춘배 교수팀의 조사 결과, 암 환자의 84%가 보완대체요법을 경험했다. 현대의학의 힘으로 암을 100% 고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을 막을 이유는 없다.

신모(63)씨는 2004년 폐암 수술을 받았다가 2년 뒤 양쪽 폐에 암이 재발했다. 이후 항암제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현대의학으로 더 해볼 방법이 없다는 판정을 받자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재발한 폐암은 통상 1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보지만, 신씨의 경우 종양이 계속 자라고는 있으나 4년째 살아 있다.

이미지
왼쪽부터 암환자가 대뜸, 고 주파온열암치료, 침치료를 받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한방·보완대체 암치료, 효과 객관적 증명 안 돼

한방과 보완대체요법은 한계가 뚜렷하다. 양방과 달리 한방은 암을 치료하는 기전이 학문적으로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치료법이나 약재 사용법 등도 대부분 표준화되지 않았다. 양의학적 치료 방법이나 항암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특정한 암에 대한 효능을 일일이 인정받아야 환자에게 쓸 수 있다. 그러나 한방 치료는 한약재에 대한 사용 승인만 식약청에서 내줄 뿐, 개별 한방병원에서 여러 한약재를 어떻게 배합해서 어느 암에 쓰는지 간여하지 않는다.

또한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은 암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만한 연구 결과가 아직까지 거의 없다. CHA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은 "암을 완치할 수 있는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은 검증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계 때문에 공인받지 않은 '대체요법'만 받다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이모(35)씨는 2008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유방절제술을 받으면 완치할 수 있는 초기였지만, 미혼이던 이씨는 몸에 칼을 대지 않고 고칠 수 있다는 몇몇 한의원과 자칭 보완대체요법 전문가들을 찾아다녔다. 이씨는 지난해 암이 온 몸으로 퍼졌고, 최근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악화돼 양방병원에 입원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초기·중기암은 반드시 양방 치료부터 받아야

양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함께 가지고 있는 강동경희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전성하 교수는 "암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양방 치료가 당연히 우선"이라며 "특히 암의 종류를 막론하고 초기나 중기암은 양방 치료가 다른 어떤 치료보다 효과가 확실하므로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 치료를 받기 위해 양방 치료를 중단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방 암 치료 수준은 암 환자의 치료 부작용을 줄이거나 말기 암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는 단계이다. 동국대일산병원 한방여성의학과 김동일 교수는 "부인암으로 수술 받은 250명에게 침 시술을 한 결과 수술 후 더 빠른 회복을 보였고, 유방암 환자 40명에게 침을 놓았더니 항암제 치료 부작용인 메스꺼움, 구토, 통증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일 교수는 "부인암 환자에게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투여하면서 산약(약용 마)을 병용했더니 정상세포의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방·대체요법은 삶의 질 개선하는 목적으로"

한방이나 보완대체요법을 양방과 함께 적용하면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샘병원 이대희 대표원장은 "아직 학술적인 연구로 증명된 수준은 아니지만, 4기 소화기암 환자의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양방 항암제 투여량과 투여 스케줄을 조절하면서 방사선요법를 병행하고 온열요법이나 한방요법 등으로 통합 치료하면 고통이 줄고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암센터 이상헌 교수는 "한방과 보완대체요법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말기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