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던 음악 틀어주고 잠깐씩 친구 만나게 해야

치매에 걸린 부모는 되도록 가족이 간병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된다.

치매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표현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 제대로 간병하기 힘들어진다. 평생을 함께 보낸 가족이 간병하면 환자가 표현은 못 해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전문 간병인력이 있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달리, 집에서는 치매 환자를 잘못 보살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부상을 입게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자주 외출시키되 친구 만나는 시간은 짧게

치매 부모의 증상 악화를 늦추고, 나아가 상태가 호전되기를 바라면 다양하고 규칙적인 활동을 시켜야 한다. 집에서 치매 부모를 돌보는 사람은 흔히 '아픈 환자니까 드러누워 쉬는 게 좋다'고 착각하는데, 환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치매는 더욱 빨리 진행되고 신체 기능이 퇴화돼 수명까지 단축된다.

따라서 보호자가 스트레칭 등 운동을 환자와 함께 규칙적으로 해 주어야 한다. 뇌의 엔돌핀 분비량을 늘이기 위해 치매가 오기 전 환자가 좋아하던 음악을 자주 틀어주고, 환자가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사회활동이나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는 초기 치매 단계라면 자주 외출시켜 친구를 만나게 하면 좋다. 단, 친구를 만나는 시간은 짧아야 한다. 외출 시간이 길어져 지치거나, 친구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심할 점을 잊고 격의없이 하는 말에 환자가 자존심에 자극을 받아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기저귀 착용은 신중해야

스스로 좌절감을 느끼는 치매 환자에게 기저귀를 채우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치매 증상이 더욱 빨리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저귀를 사용하는 데 신중해야 하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상황이 심해져 어쩔 수 없이 기저귀를 착용시켜야 하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

집에서 치매 환자를 돌볼 때는 부상당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치매 환자는 운동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부딛혀 타박상을 입는다. 목욕탕 바닥에는 반드시 미끄럼 방지용 깔개를 깐다. 목욕탕 곳곳에 벽 색깔과 완전히 다른 색의 손잡이를 설치해, 인지 기능이 떨어진 치매 환자가 쉽게 찾고 붙잡을 수 있도록 하자. 치매 환자가 실수로 뜨거운 물을 틀어서 화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자가 집을 비울 때는 수도꼭지 손잡이를 고정시키거나 온수용 보일러를 잠가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