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암 중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암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과 간암 2가지 뿐이다. 흡연도 폐암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비흡연자에게 폐암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자궁경부암과 간암은 바이러스 감염 없이 발병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자궁경부암은 100%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원인이고, 간암은 70% 정도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나머지 30%의 대부분은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원인이 분명하므로 예방하기도 매우 쉽다.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예방 백신이 있는 암은 간암과 자궁경부암 뿐이다.
간암의 경우, 현재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의 90% 정도가 출생 과정에서 보균자인 어머니에게서 수직 감염된다. 따라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임신부가 아기를 낳으면 무조건 보균자로 간주하고 대처한다. 출생 즉시 신생아에게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하고 이후 일정한 간격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면 B형 간염과 그로 인한 간암을 막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16형과 18형 HPV는 100% 성관계를 통해 후천적으로 감염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와 달리 수직 감염 등 선천적인 감염이 없다. 따라서 예방 백신을 맞으면 위험한 16형과 18형 HPV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이미 HPV에 감염된 여성도 백신을 접종하면 어느 정도 자궁경부암 억제 효과를 볼 수 있다. 간염 백신은 이미 바이러스가 감염된 상태에서는 효과가 없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바이러스 보균자라도 백신 접종으로 어느 정도 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