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초까지는 자궁 보존해 아기 가질 수 있어
자궁경부암은 심각한 상태가 될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다. 따라서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정기 검진으로 초기에 암을 찾아내지 못한 여성은 치료가 어려울 때까지 암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행 과정=자궁경부암은 16형이나 18형 등 고위험 HPV가 자궁경부상피(자궁 입구의 표면 조직) 세포를 비정상 세포로 만드는 '이형증(異形症)'에서 시작된다. 이형증 단계에서상피내암을 거쳐 자궁경부암까지 진행하는데는 7~20년의 오랜 세월이 걸린다. 자궁경부암 단계가 되어도 증상이 없으므로 환자가 알아채기는 어렵다. 간혹 담홍색 질 분비물이 증가하지만 경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은 문제삼지 않는다.
질 출혈 증상은 드물지 않게 생기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생리불순 등 때문일 것이라고 여기고 무시한다. 암 말기가 돼야 골반통, 요통, 하복부통증, 배뇨장애, 혈뇨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 뒤에 산부인과를 찾아가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세포진검사와 함께 질확대경 검사와 HPV 검사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질확대경 검사는 특수 카메라로 자궁경부를 6~40배 확대해 육안으로 살피고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 조직을 떼어내 검사한다. HPV 검사는 세포진검사를 할 때 채취한 자궁경부 세포를 이용해 시행한다. 그동안은 이 검사로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까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의 정확한 유형까지는 알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DNA를 이용한 진단법이 개발돼 정확한 바이러스 유형까지 알 수 있게 됐다.
◆치료법=자궁경부암의 병기는 암세포가 자궁경부 상피세포 안에만 있는 0기,상피세포를 벗어났지만 자궁경부에만 국한된 1기, 자궁 주위 조직과 질까지 퍼진 2기, 골반까지 퍼진 3기, 다른 장기로 전이된4기로 나눈다.3기와 4기의 5년 생존율은 각각 30~40%와 5%에 그치치만, 0기는 100%, 1기 80~95% , 2기 60~80%에 달하므로 일찍 발견하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한다. 임신을 원하면 1기 초까지는 암이 발생한 자궁경부일부만도려내고 자궁은 보존할 수 있지만, 암 재발율이 5%쯤 된다. 환자는 수술 받은 뒤 2주간 대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안된다. 직장인은 수술 후 6주쯤 지나면 출근할 수 있다. 자궁을 들어내도 성생활에 별다른 지장은 없다. 단 성관계 시 윤활액 구실을 하는 분비물은 자궁경부에서 주로 나오므로 자궁 절제술 이후 성관계를 할 때는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전용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