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막걸리, 색동옷 갈아입고 호텔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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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몽뚜르 레스토랑의 ‘막걸리 칵테일’ 시음행사에서 선보인 블루큐라소 막걸리 칵테일.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서민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신다고 하여 향주(鄕酒)라고도 부리던 막걸리. 투박한 사발에 철철 넘치게 부어 격식없이 마시던 막걸리가 서민적인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러운 세계인의 술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뉴요커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뉴욕 거리 한복판에 진출하는가 하면, 관련 업계에서도 여러 종류의 원료와 화려한 색깔의 개성 있는 막걸리를 개발하여 세계인들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막걸리 열풍을 타고 세련된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 등에서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을 타겟으로 막걸리 칵테일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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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고운 '홍초 막걸리 칵테일'. 새콤달콤한 홍초 맛 덕분에 막걸리의 텁텁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요즘 막걸리 전문점에서 파는 막걸리 칵테일 중에서는 ‘진저 막걸리 칵테일’이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다. 젊은층들을 겨냥한 ‘슬러쉬 막걸리 칵테일’ 인기도 그에 못지않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막걸리를 얼음과 함께 갈아 슬러쉬 형태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맛 또한 젊은층과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더 부드러워지고 상큼해졌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막걸리만의 고유한 감칠맛과 상쾌하고 부드러운 청량미가 절묘하게 조화된다.

‘촌놈’ 막걸리는 이제 당당히 호텔에까지 입성했다. 지난 3일 특급호텔 최초로 막걸리 전용공간(어매이징 막걸리 바 Amazing Makgeoli Bar)을 마련한 롯데호텔서울의 영국식 펍, 보비 런던의 연구개발팀 김원종 과장은 “와인 플라이트(한 판에 3종류의 와인을 올려놓아 비교·시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를 응용해 3종의 전통 탁주를 비교·시음한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본 고객을 겨냥하여 시작했는데, 그것이 대히트를 치게 되면서 따로 '막걸리 바'를 마련하게 됐다”며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소믈리에와 조리장들이 맛과 색깜까지 고려한 특별 추출물을 넣어 만든 네 가지 과일 칵테일을 이번에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롯데호텔은 검은콩 막걸리를 비롯하여 자색고구마 막걸리, 고양 쌀 막걸리 등 전국 각지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막걸리를 직접 공수하여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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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몽뚜르 레스토랑에서는 ‘막걸리 칵테일’ 시음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관련 업계와 언론계 인사, 오스트리아대사관 관계자와 이탈리아 대사관 무역진흥관 무역 관장 등 외국 귀빈들이 방문하여 막걸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과거 막걸리는 먹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입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했었다. 그 오명을 벗어던지고 세계인들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막걸리의 전통 제조 방법은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감자 등을 쪄서 건조시킨 다음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청주를 떠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걸러 짜내는 것이었다. 이런 전통 방식의 막걸리는 다음날 머리가 아프거나 숙취를 동반하기 일쑤였다. 몽뚜르 레스토랑의 송철원 대표는 “주먹구구식이었던 제조공정이 현대화되고 또 발효기술이 표준화되면서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인을 사로잡을 새로운 맛을 개발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무한경쟁도 막걸리를 변신시키는 데 한몫했다. 전국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장수막걸리 제조업체인 서울탁주는 이미 1992년부터 자동제조 시스템을 도입했다. 송철원 서울탁주 대표는 “중·소 막걸리 업체들을 통일하여 더 크고 발전적인 공정을 설립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자연적인 요인에 따라 막걸리의 맛이 변질되지 않는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와 같은 노력들이 지금 막걸리의 세계화에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국순당은 국내 최초로 샴페인 발효법을 접목하여 발효제어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로 인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화를 조절하여 최상의 맛과 신선함을 오래도록 지킬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