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분식집, 냉장고 점검해 봤더니‥ 앗!

- 불량한 식품에서 아이를 지켜내자! 1탄
- 식품안전지킴이 1년간의 성과
- 학부모 식품안전지킴이 활동현장 동행 취재

아이는 바깥에서 어떤 식품에 노출되어 있을까? 부모는 학교나 학원 근처에서 어떤 식품을 팔고 있는지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영양가가 없는 식품을 먹으면 면역력이 여린 아이의 건강을 어떻게 해칠지 모를 일이다. 작년 시행된 서울시의 식품안전지킴이의 활동으로 학교주변 식료품점이 개선되고 있다. 과연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강동구의 학부모 식품지킴이 활동에 동행해 보았다.

내 아이 먹을거리는 내가 지킨다! 식품안전지킴이의 1년의 성과

떠들썩한 하교시간, 아이들의 손과 입 사이에 분주히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은 입을 유혹하는 달콤한 컵 떡볶이와 형형색색의 과자가 바로 그 주인공. 대부분 저렴해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아이의 건강에 빨간불을 켜는 무서운 존재다. 이 불을 끄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2008년 3월부터 학부모식품안전지킴이를 운영해 오고 있다. 초등학교 주변 불량 먹을거리를 단속해 주변 식료품점의 청결과 진실성을 계몽하고 지도하기 위함이다. 현재 초등학교 별 6~8명씩 25개구에 약 4500명의 학부모 식품 안전 지킴이가 활동 중이다.

그 결과 작년을 '학교주변 불량먹을거리 퇴출 원년의 해'로 삼을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났다. 유통기한 경과 등 위반식품이 1904건, 805kg이 폐기 되었다. 위반사항 발견 즉시 자치구 담당자에게 신고하면 구청 기동단속반이 출동해 행정조치 하는 체계다. 강동구 보건소의 정진숙 계장은 "작년 한해만 강동구에서 무신고 업소를 신고토록 한 경우가 50건 정도 된다. 고저식품을 파는 노점을 다수 단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저식품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말한다. 시쳇말로 불량식품이다. 학부모 식품안전지킴이는 불량한 식품 판매 지양을 목적으로 학교와 학원 주변을 점검 하고 있다. 
 
학부모 식품안전지킴이, 어떤 활동을 할까?

차가운 바람이 멈추지 않던 어느 날, 강동구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식품 안전 지킴이 학부모 두 분을 만났다. 식품안전지킴이라는 옷을 입은 학부모는 추위에도 아이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학부모 지킴이 이인희 씨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자주 먹는 식품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은 의무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지킴이는 판매하고 있는 식료품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보건증과 사업허가증의 유무, 냉장고 위생상태 등을 점검한다. 가공된 식품뿐 아니라 식재료의 유통기한까지, 철저한 점검은 필수다. 냉장고를 점검하는 이유는 보관하고 있는 개인음식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개인이 먹던 음식과 판매하는 음식의 식재료가 함께 보관되어 있다면 제재 대상이 된다. 

방학 기간에는 학원 근처를 점검한다. 강동구 학부모 지킴이의 활동 당일은 근처 대다수 학교의 졸업식 날이어서 업소에 손님이 많고 분주했다. 이는 학부모지킴이가 시종일관 미소를 지어야 하는 이유기도 했다. 이인희 씨는 "처음에는 대부분의 업소에서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점검결과, 누구나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협조적으로 변했다. 여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가게의 영업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것. 자연히 웃으면서 친절하게 점검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지킴이는 업소의 협조는 이제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첫 번째 점검 장소인 빙수 가게에서  각종 소스와 과일의 상태 등을 점검했다. 특히 냉동실에 오래된 식재료는 없는지 철저히 파악한다. 대명초등학교 학부모 지킴이 김영옥 씨는 "사실 강동구 주변 업소는 가정집 냉장고보다 깔끔한 곳이 많다. 확인하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는데, 그만큼 청결유지를 지도한 덕분인 것 같아 보람차다"라고 말했다. 근처 피자가게에서는 치즈와 각종 야채의 상태를 점검했다. 빵가게에서는 토스트에 들어가는 고기와 햄의 유통기한과 상태를 확인했다.

이날 학원 근처 피자, 빵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편의점 등 약 10개의 곳에서 유통기한, 보건증, 위생상태 위반의 적발 건수는 전무했다. 하지만 경고를 받은 곳은 몇몇 존재한다. 냉장음식을 상온에 두고 파는 경우가 한 예다. 익히지 않은 오뎅을 포장채로 팔고 있었는데, 이는 경고 대상이다. 냉장고보다 기온이 낮은 영하의 날씨라 해도 냉장음식을 상온에 두면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안전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동구 보건소 관계자는 "바깥이 아무리 춥다고 해서 냉장식품을 밖에다 두고 판매해서는 안 된다. 온도변화가 심하며 햇볕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학원 주변의 점검을 마치고 근처 학교주변의 문구점을 찾았다. 생각보다 불량식품이 많지는 않았다. 이인희 씨는 "이전보다 저가의 불량식품은 많이 사라진 추세다. 아이들의 비만을 초래하고 먹을 만한 식품이 아닌 것을 팔지 말라고 영업자주를 지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내 아이의 학교 근처 문방구의 특징을 잘 알아 두는 것이 똑똑한 어머니가 되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학부모 식품지킴이는 포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전국의 학교 주변에서는 아직까지 불량식품문제가 끊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인희 씨는 "아이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50원 100원짜리 간식에 현혹되기 마련이다. 점검을 하면서 영업주에게 식품안전에 대한 교육 및 홍보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활동이 전국적으로 실시되어서 아이의 먹거리 걱정은 더 이상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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