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신용현씨(39·남)는 최근 어깨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새해부터 수영을 시작해 거의 매일 1시간 이상 해왔는데, 얼마 전부터 어깨를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 처음엔 단순한 근육통쯤으로 생각하고 운동을 계속했는데, 요즘엔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 신씨는 병원에서 근막통증후군 진단을 받고 현재는 운동을 중단한 상태다.
신씨처럼 연초에 세운 운동계획을 무리하게 실천하다가 어깨나 다리 등의 근육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말 한 여론조사기관(리얼미터)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0년 새해 각오 1위는 운동(35.9%), 2위는 다이어트(13.1%)였다. 일반인들의 절반 정도가 운동과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 셈인데, 의지가 강한만큼 무리하는 사람도 많다.
◆ 근육통과 근막통증증후군은 달라
근육은 우리 몸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에너지를 운동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일종의 근육이 뭉친 증상이다. 과도한 운동 뿐 아니라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장애, 근력약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근막통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근육이나 근막의 특정 부위에 통증의 원인이 되는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이 생기는데, 이 부위를 자극하면 통증을 느끼게 되고, 통증이 주변으로까지 뻗치는 것이 특징이다. 말로 표현하기 모호한 무겁고 불쾌한 통증이 전해진다.
보통은 근육이 뻣뻣하게 뭉쳐있는 느낌이 드는 정도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기도 하다. 특히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경우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반대로 운동량이 적을 때 흔하게 겪을 수 있다. 목 주변이나 어깨, 허리 등에 흔히 생기며, 긴장성 두통이나 턱관절의 통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근막통증증후군이 아닌 일반적으로 운동 후 생기는 ‘근육통’은 어깨나 허리, 목 등이 아니라 몸의 전체에 걸쳐 나타나며, 뭉치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두통이나 턱관절 쪽의 통증도 없다.
이 같은 일반적인 근육통은 근육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탈수(脫水)가 주원인이다. 근육을 심하게 사용할 때 체내 수분이 충분하지 못하면 전해질 균형이 깨지게 된다.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과 같은 전해질은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너무 많거나 적을 때 근육통이 생기는 것. 보통은 수 초에서 길게는 10~20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특정 근육의 일부 또는 전체에 통증이 오기도 하지만 여러 개의 근육에 같이 생기기도 한다.
◆ 근육통 심하고 오래 가면 ‘근막통증증후군’ 의심해 봐야
일단 근육통이 생기면 뭉친 근육 부위를 마사지해주거나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냉찜질은 통증도 완화시키고 소염작용도 한다. 온찜질도 피부 표면 혈류를 증가시키고 근육을 부드럽게 해준다. 보통 따뜻한 물수건으로 10분 정도 찜질을 한 후 차가운 수건이나 냉습포로 3분 정도 냉찜질을 하는 방법으로 하루 4~5회 정도 반복해주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찜질과 함께 근육마사지를 해주면 효과가 좋다.
단, 냉찜질은 10분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피부가 붉게 변하면 중단한다. 또 얼음이 피부에 직접 닿으면 피부와 혈관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수건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온찜질은 한번에 20분 이내가 적당하다.
만약 통증이 심하고 오래간다면 근막통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안인순 연세 SK병원 통증클리닉 원장은 “만성화 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때는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근막통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검사장비는 아직 없으나, 전문의의 촉진과 문진, 초음파검사 및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통증유발점을 찾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통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스트레칭, 마사지, 찜질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나, 통증이 심하면 통증유발점에 통증 억제 주사를 맞는 방법도 있다.
단, ▲심한 급성 근육손상으로 인한 통증 주사제에 대한 과민반응 또는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세균감염증인 봉와직염 등과 같이 염증이 있는 근육 등에는 주사치료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