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유준호(35)씨는 얼마 전 외상으로 위 어금니가 깨지는 부상을 당했다. 깨져나간 부분이 많아 인공치아를 넣는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에 한숨부터 나왔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것. 하지만 이내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유씨의 앞니에 있던 덧니 때문. 자가치아이식으로 유씨는 치료비용과 시간, 둘다 절약할 수 있었다.
'사랑니, 덧니' 사용으로 임플란트 비용 절감 가능해
사랑니와 덧니는 방치했을 때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고, 칫솔질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충치의 원인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자가치아이식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애물단지’가 ‘보물’로 바뀌고 있다.
자가치아이식술은 치아의 뿌리가 잇몸뼈와 재부착하려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문제가 되는 치아를 뽑고 그 치아 웅덩이에 자신의 사랑니나 덧니를 심어 안착시키는 시술이다.
치아를 뽑고 30분 안에 자신의 치아로 그 웅덩이를 메워준 후 철사와 같은 와이어로 단단하게 고정하고 안착될 때까지 1~2개월 정도 기다린다. 후에 치아가 안착되면 이식된 치아에 남아있던 죽은 신경을 신경치료로 없애고 ‘크라운’이라는 재질을 덧씌워 단단하게 보호하면 이식술이 끝난다. 이진균 페리오치과(이수점) 원장은 “이렇게 이식된 치아는 최소 10년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가치아이식술은 자신의 치아라는 점에서 부작용이 없으며,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해 주는 치주인대가 살아 있어 씹는 감각이나 감촉이 자연치와 매우 흡사하다. 더불어 이식한 치아의 치주인대에 남아 있는 조골세포가 이식된 자리의 치조골을 재생해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인공치아의 일종인 브릿지의 경우 양 옆의 치아를 갈아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자가 치아 이식술은 그럴 필요가 없어 주변치아에 손상이 없으며, 임플란트 보다 시술 비용이 저렴하고 기간이 짧아 환자에게 부담이 덜하다.
임플란트는 보통 아래턱뼈는 2~3개월, 윗턱뼈는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가치아 이식술은 모든 치료 기간이 1~2달이면 끝난다. 또 임플란트를 할 때 치조골이 부족해 뼈 이식이 필요한 경우 추가 비용이 들지만 자가치아 이식은 뼈 이식이 필요 없으므로 당연히 추가 비용도 없다.
수복해야 할 치아의 개수가 많을 때, 자가 치아를 이식하고 브릿지와 임플란트를 함께 시술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자가 치아를 보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더욱이 이식 후 치주염이 발생했을 때 임플란트나 브릿지같은 인공치아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려 치아를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가치아이식술은 모든 연령대에서 시술이 가능하나 젊은층에서 성공률이 더 높다. 또한 발치 후 즉시 이식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때에 따라서 발치된 부위에 염증이 있거나 골조직이 심하게 파괴되어 있는 경우에는 발치 후 2~3개월 정도 지난 후에 이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