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으로 수술받는 환자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척추측만증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는 2008년 68명에서 지난해에는 125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겨울방학을 맞아 척추측만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중·고생도 늘고 있다. 이 병원 척추측만증센터를 찾은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12월 326명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척추측만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척추측만증은 골반이 변형되고 척추가 기울어져, 뒤에서 봤을 때 일직선으로 똑바르게 서 있어야 하는 척추가 C자 형태를 거쳐 S자 형태로 변하는 질병이다. 전체 인구의 2% 정도에서 발병하는데,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다. 청소년의 신체 성장이 멈추기 1년 전쯤(고1~2)까지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 평생 요통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통증 등 특별한 증상이 없는 데다 외관상 알아채기도 힘들어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척추가 20도 이상 휘면 외관상 눈에 띌 만큼의 변화가 나타난다.
척추뼈가 오른쪽으로 75도 가량 휜 척추측만증 환자의 X선 사진. / 서울아산병원 제공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외관상 오른쪽 어깻죽지가 올라가고 왼쪽 허리가 튀어나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태아 때 척추 생성과정 이상으로 나타나는 선천성 척추측만증이나 뇌성마비 등으로 발생하는 신경근육성 척추측만증도 있다.
치료는 3~6개월 단위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관찰 결과 척추가 휘는 현상이 계속 악화되거나 이미 20~40도 가량 휜 경우 조끼 형태인 플라스틱 보조기를 착용해 추가 진행을 억제한다. 보조기는 1~3년 정도 착용한다. 과거에는 하루 22시간 이상 보조기를 사용해야 했지만, 요즘은 8시간 이하만 착용하는 보조기로 똑같은 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수연 강남세란의원 원장은 "보조기로 휜 척추를 원상회복할 수 없으며, 휜 각도가 45도 이상인 경우 수술로 어느 정도 각도를 바로잡아준다"고 말했다.
수술은 휜 척추를 세우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지지대를 넣은 뒤 골반에서 채취한 뼈나 인조뼈를 환부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지지대만으로는 척추가 받는 엄청난 힘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3~4개월이 지나면 이식된 뼈가 완전히 굳으면서 기존의 뼈와 한 덩어리로 변한다.
이춘성 교수는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진단해서 교정 치료를 시작하면 보조기 없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만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