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부분의 성인들은 예방접종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어린 시절 이미 예방접종을 몇 차례 받아 추가로 받을 예방접종은 없다고 생각하거나 건강을 과신하기 때문이다. 윤희정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성인 예방접종은 B형간염과 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실제로 지난 2000년에 20~30대 홍역이 크게 유행한 것도 어렸을 때 맞은 예방접종의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신경써서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한 성인 예방접종에서 가장 기본이 되지만 간과하기 쉬운 예방접종 중 하나가 파상풍(Td)-디프테리아, 백일해 등의 백신접종이다.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라는 세균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근육이 마비되거나 근육이 수축돼 몸이 활 모양으로 강직되는 증상을 유발하는데, 전신형 파상풍의 경우 25~70%의 사망률을 보이며, 신생아 및 노인의 경우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백신으로만 예방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며, 접종 후 10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19세에 시작해 10년마다 한 번씩 맞아야 한다.
B형 간염은 접종률이 높은 반면 A형 간염은 접종률이 낮다. 하지만 A형 간염의 경우, 아동기에는 배탈이 난 정도이지만 성인은 오심, 구토, 황달 등의 증세를 보이며 드물게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성인에게서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위생환경에 의한 감염인 A형 감염과는 달리 B형 간염은 출생 전후와 성행위에 의한 감염이므로 성행위가 시작되는 20대 전후로 예방접종을 강화해야 한다. 윤희정 교수는 “백신보관 상태, 접종부위, 고령, 비만, 혈액투석, 만성 간질환, 면역 저하,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기본 3회 접종으로도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 ‘백신 무 반응자’가 있는데 1회 더 접종하면 25~50%, 3회 재접종 시 50~75%에서 항체 생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성에게서 강조되는 수두와 풍진은 훗날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수두의 경우 대부분 소아에서 발생하나 임산부에서 태반 감염과 심한 신생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1~2회 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 풍진은 합병증과 후유증이 드문 가벼운 질병이나 임신 첫 3개월 동안 감염되면 태아에게 선천성 풍진증후군을 일으키므로 항체검사를 통해 가임여성이 필히 접종받아야 한다. 1회 접종으로 항체형성이 가능하지만, 3개월 이내에는 임신을 하지 말아야 한다. 면역이 저하되어 있거나, 항생제에 과민한 사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임신한 상태인 경우에는 접종이 불가능하며, 관절염 및 관절통, 발열, 인후통, 두통, 혈소판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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