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영하권 날씨로 접어들면서 스키어들과 스노보더들은 물론,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초보자 역시 ‘이번 겨울에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으로 들떠 있다. 하지만 눈 위에서 굴러봤자 얼마나 다치겠냐는 마음으로 준비 없이, 무작정 눈 위에 올라섰다간 큰일 당하기 십상이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의 도움말로 안전하고 즐겁게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 스노보드 부상, 초보자들에서 많아
상급자가 점프나 공중묘기 같이 위험한 행동을 많이 시도하지만 막상 부상은 ‘초보자’에게서 많다. 외국의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스노보드 부상은 25%가 처음 스노보드를 탈 때 발생하고, 첫 시즌 동안 50% 이상이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상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첫째, 스노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들이 넘어질 때 발생한다. 둘째, 점프가 주된 손상의 원인으로 머리, 안면, 척수, 복부 등 상지 부상이 대부분이다. 세째, 정면충돌을 할 때다. 5~10%의 손상률이 발생하지만 심각한 손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스노보드 부상의 8%는 리프트에서 기다리거나 리프트에서 내릴 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부상 부위는 상지 부분으로 손목 부상이 23.0%로 가장 많았고, 발목이 16.7%, 무릎이 16.3%, 머리 9.2%, 어깨와 몸통, 팔꿈치 등 상체의 부상이 2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츠와 바인딩 등 장비의 발달로 하체보다는 상체의 부상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 이유다. 상지 부분은 특별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타지 않는 경우가 많아 90년대 초기에 비해 25% 가까이 증가했다. 그중 손목 골절과 쇄골, 팔꿈치의 골절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상지 부분의 부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만큼, 손목 부상 방지에 효과적인 손목 보호대와 두부 손상을 방지할 헬멧의 착용이 필요하다.
◆ 스키부상은 무릎 관절이 35.5%
스웨덴 에나 에릭슨 박사의 보고에 따르면 1년 이내의 초보자가 32~35%로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고, 4년 이내 경력자가 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낙상, 충돌 등 물리적 충격에 의한 관절부위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높다. 2000년 스코틀랜드 스키 부상연구조사에 따르면 스키 부상의 부위는 무릎이 35.5%, 머리 20.0%, 손과 손가락, 어깨 등 팔 부상이 2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의 경우 하체는 고정된 채 상채만 돌아간 상태에서 넘어지기 때문에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무릎관절은 해부학적 구조가 불안정하여 손상부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 무릎 관절염으로 발전해 치유가 힘들기 때문에 즉각적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폴대에 의한 팔 부상이 많은데 이 중 어깨 탈구는 재발이 잘 되므로 처음 치료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인딩의 고정으로 무릎 관절의 손상이 많기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 바인딩의 강도를 약하게 고정하여 넘어질 때 바인딩이 쉽게 풀어져 손상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스노보드와 스키 부상 예방법
스노보드나 스키로 인한 부상은 심각할 경우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 준비운동과 장비를 철저히 착용한 후 즐기는 것이 좋다. 일단 평소에 체력을 단련하고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며,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슬로프 상태를 미리 점검한 뒤 스노보드와 스키를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상태에 맞는 장비의 조절 및 착용, 헬멧, 고글, 손목 보호대(보드), 장갑 등의 부수적인 안전 장비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모든 것이 준비 됐다면 자신을 과신하지 말고 안전규칙을 잘 따르면서 타야 한다.
만약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부상 부위를 함부로 만지거나 흔들면 안된다. 이때는 상처부위를 절대 건드리지 말고 환자를 안정시킨 후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고정시키고 스키장내 안전요원을 찾아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중간에 피로를 느낀다면 그 즉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또 음주 상태 등 자신의 체력상태를 고려하여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타지 말아야 한다. 또한 부상이 잦은 사람이라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거 부상의 공포감에서 벗어나 심리적 불안을 없애는 것도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