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과 인하대병원은 지난 9월부터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Global Korea, 우리는 지구촌 한가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캄보디아 등 7개국에 거주하는 78명의 사연이 접수됐다. 헬스조선과 인하대병원은 이중 10명을 선정해 다음달 초 한국에 초청해 진료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신부 3명을 추가로 치료해 주고 있다. 베트남인 윙티린(26), 몽골인 어딘체첵(36), 필리핀인 델마케인라(32)씨의 사연과 치료 과정을 소개한다.
임재열 교수가 윙티린씨의 목이 부은 원인을 찾기 위해 목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임파선염 수술하고 장애인 딸 곁으로
윙티린씨는 5년 전 경북 상주시로 시집왔다. 집안 형편은 남편이 어깨를 다쳐 일을 나가지 못하게 된 뒤 크게 어려워졌다. 게다가 첫째 딸(5)은 언어장애가 있어 윙티린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얼마 전부터 윙티린씨 목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부어올랐다. 어려운 형편 탓에 병원은 꿈도 못 꾸고 참던 중 주변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헬스조선 게시판에 올렸다. 지난 10일 검사받은 결과 임파선염으로 확인됐다. 임재열 이비인후과 교수는 "내시경 수술로 염증이 생긴 환부를 제거했으며, 항생제 치료를 계속하면 완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윙티린 씨는 "얼른 병을 고치고 장애가 있는 딸을 제대로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결석 나으면 러시아어 강사 되고파"
몽골에서 고교 러시아어 교사이던 어딘체첵(36)씨는 2004년 경기도 김포시로 시집왔다. "잘해주겠다"던 남편은 가정에 소홀하더니 집을 나가 연락이 끊어졌다. 역시 한국에 시집온 언니 집에 얹혀 살던 중에 1년 전부터 배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동네 병원에서 결석증 진단을 받았지만, 150여만원의 치료비를 구하지 못해 통증을 참으며 살다가 혜택을 받게 됐다. 안승익 외과 교수는 "담낭과 신장에 결석이 생겼다. 결석이 장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신속하게 수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딘체첵씨는 "많이 원망했던 한국이지만 인하대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으면서 따뜻함을 느꼈다. 병이 나으면 러시아어 강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 없이 자라는 혹, 떼어냈어요"
델마케인라(32)씨는 2002년 필리핀에서 충남 홍성군으로 시집왔다. 신체장애가 있는 남편과 뇌수종을 앓는 딸을 돌보던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부터 등에 이상한 혹이 생겼다. 홍성군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에서 델마케인라씨의 사연을 헬스조선에 전달해 안승익 교수에게 진찰받았다. 안 교수는 "등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지방세포가 응집돼 생긴 혹"이라며 "종양을 제거하면 완치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