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헬스조선 공동기획] 치매 예방 캠페인

입력 2009.09.22 16:07   수정 2009.09.22 16:08

대소변 못 가려야 치매? 약속 자체를 잊는 것도 치매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치매 초기증세를 보이는 노인이 의료기관에서 치매 진단을 위한 인지기능 평가 검사를 받고 있다.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지난 21일은 제14회 '세계 치매의 날'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전국 치매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8.4%인 4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년마다 치매 노인 수는 2배씩 증가해, 2027년에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 중 4분의 1이 치매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경도(輕度)인지장애에 해당된다. 이처럼 치매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대두되자 정부는 작년 9월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제 치매는 더 이상 환자 가족이 떠안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대비해야 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치매, 왜 일찍 발견해야 하나

치매와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상실하는 불행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치매의 조기 발견이 늦다. 치매의 첫 증상이 있고 난 후 병원을 찾는 데 걸리는 기간이 외국은 평균 1.4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평균 2.7년으로 거의 2배나 걸린다. 이준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정신과 교수는 "대소변을 못 가릴 정도가 되어야 치매라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치매 부모가 중증이 될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치매는 환자 가족이 져야 하는 심리적·경제적 부담이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크다는 점도 치매를 조기 발견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실제로 과반수 이상의 치매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다가 우울증, 관절염, 낙상 등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

치매는 사회 전체적 의료 비용도 고혈압·당뇨병 등 내과적 노인질환에 비해 1인당 의료비가 훨씬 높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중증 치매 환자의 1인당 의료비용은 경도 치매 환자보다 약 8배 더 높다. 사회 경제적인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을 가로막는 장벽들

치매 환자들이 일찍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

첫째, 치매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다. "30년 전 일은 다 기억하는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치매이겠냐"는 잘못된 생각이다. 김기웅 교수는 "치매에 걸린 뇌는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 건망증이 사건이나 경험 중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치매는 그런 사건 자체를 망각한다"고 말했다. 누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건망증이지만, 만나자는 약속 자체를 잊어버린다면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내가 설마 치매일까"라는 방심이다. 실제로 치매는 노인 10명 중 1명이 걸리고,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까지 포함할 경우는 노인 10명 중 3명이 걸리는 흔한 병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와는 상관없는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의 2006년 노인 치매인식도 조사에서 노인들은 치매가 가장 두려운 병이라고 응답했지만, 80.2%는 자신에게 치매가 없다고 생각했다.

셋째, 치료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다. 병원에 가서 진단 받아봤자 나을 수 없다거나, 가족력이 없으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착각이다. 이준영 교수는 "진통제나 소화제처럼 먹으면 낫는 치매 약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가 증명된 다양한 약이 나와 있으므로, 일찍 의료진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치매 검사, 문턱 낮아져

치매가 의심돼 병원을 찾을 경우 자기공명영상촬영(MRI·30만원 정도)과 같은 뇌영상 촬영과 기억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아보는 인지기능 평가 검사(10만~20만원 정도)를 실시한다. 모두 5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경제력이 없는 노인에게는 이 비용이 큰 부담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보건소에 치매상담센터를 설치하여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조기검진을 받을 수 있다. 또 올해부터 70세와 74세 노인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일반 건강검진 시 치매 선별검사를 받게 된다. 안상미 질병관리본부 뇌질환팀 팀장은 "2007년부터 실시하는 치매조기검진 사업을 올해는 192개소로, 2010년에는 전국 모든 보건소가 참여토록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보건소에서 치매 고위험군으로 일차 판단되면 거점병원과 연계하여 인지기능 평가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MRI검사는 일부 비용만 지원되며 추가 비용은 받는 사람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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