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직원 이모(40·서울 양천구)씨는 요즘 매일 밤 침대에서 1시간 이상 뒤척인 뒤에야 간신히 잠들곤 한다. 자신이 섭외한 책 저자와 맺은 출판 계약이 무산될 상황에 처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씨처럼 잠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송상욱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입면시간(자리에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와 체내에 염증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함께 증가한다. 대사증후군이란 만성적인 대사 장애 때문에 고혈압·고지혈증·비만·내당능장애(당뇨병 전 단계) 등 여러 가지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질병이다.
헬스조선 DB
송 교수팀은 지난해 3월부터 두 달 동안 30~55세 남성 10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을 진단하는 주요 지표인 허리둘레, 중성지방, 고밀도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남성들을 조사 직전 1개월 동안 잠드는 데 걸린 평균 시간과 30분 이내 잠들지 못한 횟수에 따라 3그룹으로 구분했다. 평균 입면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가장 길었던 그룹은 염증이 있을 때 증가하는 혈중 백혈구 수가 최대 허용치(성인 기준 9000개/μL)에 근접했다. 송 교수는 "백혈구 수가 최대치에 근접한다는 것은 심내막염 등 각종 염증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이 그룹의 고밀도콜레스테롤은 기준치(40㎎/dL) 이하로 나타나, 대사증후군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가능성은 높아진다. 송 교수는 "입면 시간이 길어지는 대표적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술이나 카페인은 부차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직접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