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건강 정보 중 특히 비만이나 다이어트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많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2009년 연중 진행하는 '비만관리사업'의 하나로 '올바른 비만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한 근거평가'를 올 초부터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담당자는 "근거있고 올바른 비만 정보를 선별해 국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건강 정보의 정확성을 조사하고 있는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조사 초기에 비만과 관련해 국민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가능성이 있는 잘못된 정보가 전체 게시물의 33%나 됐다"며 "지금도 이런 사정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오 교수의 조사 결과, 비만은 위암이나 간염 등의 질환에 비해 '국민건강에 해로울 소지가 큰 정보'의 비율이 5~15배 높았다. 오 교수는 "사람들이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비만 치료법이나 다이어트법이 성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여성이 다이어트 정보를 얻기위해 인터넷사이트를 보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온라인은 부문별한 정보 집합소
인터넷에 떠도는 무분별한 비만 치료법의 피해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김모(37)씨는 얼마 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이어트용 '한방 성분 특효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20만원에 구입했다. 체중은 한 달 만에 12㎏ 빠졌지만 쉽게 피로해지고 얼굴 색도 노랗게 됐다. 병원에 가서 간기능 검사를 한 결과 간수치가 정상치의 10배 이상 올라가 있었다. 담당 의사는 "검증되지 않은 성분 때문에 간이 심하게 상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인터넷 비만 정보를 살펴본 결과 '디톡스 다이어트' '변비약 다이어트' 등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정보, 바나나 또는 검은 콩 등 한가지 식품만 먹어서 살을 뺀다는 과장된 정보, 허벅지 또는 뱃살 등 특정 부위의 살만 뺄 수 있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많았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비만 관련 정보는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한 부정확한 것이 많고, 젊은 여성의 왜곡된 신체상으로 인해 쉽게 상업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오상우 교수는 "비만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도 안됐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를 자칭하는 사람들도 근거가 확실치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 판매 다이어트 식품 피해 사례 급증
직장여성 최모(33)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다이어트 식품을 구입했다. 효과는 '드라마틱'했지만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숨이 턱턱 막혔다. 최씨를 진찰한 오상우 교수는 "최씨가 먹은 식품에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투여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이 허용치의 3배가 넘게 들어 있었다"며 "이 성분은 혈압 상승, 뇌졸중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건강기능식품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으므로 즉시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일부 외국산 불법 다이어트 식품은 이처럼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식품의 성분이나 수입과정 등에 대한 한글 표시사항이 부착되지 않은 외국산 식품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비정상 수입 제품이므로 구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달 만에 10㎏감량' '복부지방 50% 감소' '체내 해독' 등 자극적인 판촉 문구를 쓰는 제품은 한번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식약청은 밝혔다.
◆인터넷 의존율 높은 청소년 더 문제
이같은 인터넷 비만 정보의 부작용은 청소년에게 더욱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박경희 교수는 지적했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병원을 찾아가 전문의에게 적절한 상담을 받을 기회와 경제적 능력이 적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청소년이 다이어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곳이 인터넷"이라며 "어린 학생들은 인터넷에 만연한 돈 들이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는 단식이나 원푸드 다이어트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비만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신체활동, 영양 관련 교육 책자를 개발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보건소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보건사회연구원이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www.hp.go.kr)' 사이트를 활용해 자신이 섭취한 음식별 칼로리 정보, 운동 종류에 따른 소모 열량 등을 점검해 스스로 적절한 체중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