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3일만에 퇴원

'표준화 프로그램'으로 식사·운동시기 앞당겨

1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최옥란(62·서울 송파구)씨는 수술 뒤 6시간 만에 물을 마셨다. 또 이튿날 미음을 먹고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항생제 주사도 이틀만 맞았다. 그리고 3일 만에 퇴원했다. 최씨는 대장 수술 뒤 잘 나타나는 배뇨장애나 장 마비 등의 합병증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수술을 받으면 물을 포함한 음식을 4일쯤 먹지 못하고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받아야 한다. 또 2~3일 뒤부터 걷기 운동을 하며, 항생제 주사는 6~8일간 맞아야 한다. 입원 기간은 통상 7~10일이다.

최씨가 경험한 것이 '표준화 조기 회복 프로그램'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 장(腸) 수술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목적은 '환자를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면서 합병증과 재 입원율을 낮추는 것'이다.

한솔병원 대장암복강경수술센터 조용걸 소장은 대한대장항문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장·직장 수술을 받은 78명을 대상으로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전에 수술받은 68명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환자 그룹은 ▲평균 입원기간이 7.1일로 비표준화 그룹 10.7일보다 3~4일 짧았고 ▲항생제 투여 기간도 2.8일로 비표준화 그룹 7.7일보다 4~5일 단축됐다.

항생제 투여기간이 훨씬 줄었는데도 감염 증상을 보인 사례는 1건(1.28%)으로 비표준화 그룹의 8건(11.5%)보다 훨씬 적었다.

표준화 그룹은 수술 후 24시간 내(0.88일)에 음료 섭취가 가능해 비표준화 그룹의 2.7일보다 훨씬 짧았다.

그밖에 표준화 그룹의 장 마비와 배뇨장애 등 합병증 발생은 21건(26.9%)으로 비표준화 그룹 25(36.2%)건보다 다소 적었다. 재수술 건수도 표준화 그룹은 3건으로 비표준화 그룹 6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의 핵심은 '수술받은 환자의 상태를 보다 자주 체크하는 것'이다. 즉 수술 후 환자를 기존 수술법보다 2~3배 자주 체크하면서 장 운동과 유착 상태 등을 면밀히 관찰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가 처음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 환자 개개인에 맞춘 이런 조치가 빠른 회복과 빠른 퇴원을 가능케 한다.

조용걸 소장은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은 의료진이 충분하고 시설 등 제반 여건만 잘 뒷받침되면 입원 기간과 수술 뒤 관리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어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도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