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 향신료 '팔각' 타미플루의 핵심원료
전문가들 "근거 없다"
타미플루는 인도의 헤테로랩스社가 팔각회향 씨앗 성분을 추출해 만든 원료 의약품을 스위스 로슈사가 공급받아 완제품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한다.
신종 플루가 계속 확산되면서 각국이 타미플루 비축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원료 약품의 공급이 달리는 실정. 여기에 중국에서는 팔각회향을 달여 먹으면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약재 시장 등에서 팔각 회향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한다.
팔각 회향은 중국에서 이미 3000여 년 전부터 사용돼온 향신료이자 약재. 꽃 모양이 8개의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팔각'이란 이름이 붙었다. 서양에서는 별 모양 식물이라고 해서 영어로는 '스타 아니스(star anise)'라고 한다.
중약(中藥)대사전은 '팔각이 양기를 소통하고(溫陽), 한기를 흩어버리며(散寒), 몸의 기운을 이롭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중국 음식에 넣는 '고수'와 비슷한 향이 나는 팔각회향은 사실 약재보다는 향신료로 더 유명하다. 중국에선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식 재료라고 해 '대료(大料)'라고도 불린다.
혜전대 호텔조리외식계열 여경옥 교수는 "중식당에서 흔히 먹는 오향장육, 동파육과 같은 요리에는 기본적으로 팔각이 거의 다 들어간다. 그밖에도 각종 육류 요리에도 많이 쓰이며, 밑반찬으로 나오는 땅콩 조림을 할 때도 팔각을 넣는다"고 말했다. 베트남 쌀국수에 고수와 같이 팔각을 넣는 경우가 있으며, 인도 요리인 커리에도 들어간다.
우리 전통 한의학에서 팔각회향은 드물게 약재로 사용되긴 했으나, 이보다는 미나리과의 소회향(小回香)이 주로 쓰였다. 전통 요리에서 팔각을 향신료로 사용한 경우는 거의 없다.
중국 요리를 할 때 향신료로 쓰이면서, 중국 등에서 수입돼 시중에 팔리고 있다. 서울 북창동 중국재료상이나 경동시장의 약재상, 또는 수입식재료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중국산 팔각은 50g에 1500원, 500g에 7000원 선에 팔리고 있으며, 벨기에산 팔각은 60g에 1만3000원 선에 판매된다.
팔각을 좋아해 블로그까지 운영하고 있는 전직 요리사 이풍호(27)씨는 "돼지 수육은 물론 갈비찜이나 장조림, 생선 조림을 할 때 생강 대신 팔각을 한 두 개 넣으면 색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맛이 진하고 기름진 요리나 간장을 이용한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는 수정과나 밀크티를 만들 때도 팔각을 넣으면 독특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고 귀띔한다.
팔각을 달여먹거나 팔각이 들어간 오향장육이나 동파육을 먹으면 신종 플루 예방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팔각을 달여먹으면 인플루엔자 예방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한다. 팔각회향 씨앗에서 추출한 성분이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가 되기까지는 고도로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