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장지수 원장팀은 퇴행성 요추후만증이 있는 여성 노인 21명(평균 연령 64.5세)을 대상으로 '앞뒤쪽 병용 척추수술'을 한 뒤 2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다시 허리가 굽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신경외과학(Nurosurgery) 최신 호에 발표됐다.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노인성 등 굽음증'으로도 불리며 50세 이상 한국, 일본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허리병이다. 앉았다 일어선 뒤 5~10분쯤 지나면 등 근육의 힘이 떨어져 심한 요통이 생기고 허리도 앞으로 굽는다. 길거리에서 60~70대 여성 노인들이 유모차를 잡고 걷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퇴행성 요추후만증 때문이다.
퇴행성 요추후만증으로 등이 굽은 모습(왼쪽)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 뒤의 모습. / 우리들병원 제공
요추(腰椎)는 5개의 척추 뼈로 이뤄져 있으며, 배쪽으로 휘어진 '전만' 상태가 정상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허리를 굽히는 노동을 하거나, 나이가 들면 등 근육이 약해지면서 요추가 일직선에 가까워지거나 심하면 거꾸로 뒤로 휘어지는 '후만'상태가 된다. 이렇게 되면 허리가 앞으로 굽고 통증도 심하다.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굽은 허리를 바로 잡아주기 위해 척추뼈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부분적으로 해오고 있으나, 실패율이 높다.
우리들병원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수술법은 배 앞쪽으로 척추뼈에 접근, 탄력을 잃고 제기능을 못하는 디스크를 제거한 뒤 인공디스크를 삽입한다. 또 정상 상태에서 척추뼈는 배쪽에 높아야 함에도 불구, 여러 원인에 의해 내려 앉아 낮아진 척추뼈에 인조뼈를 넣어 높인다. 이렇게 하면 주저앉은 척추뼈와 디스크가 원래 높이로 회복된다. 그 다음 등쪽으로 접근해 척추뼈를 바로잡은 뒤 나사못으로 고정시켜준다.
종전에는 척추뼈 앞쪽이 무너져 높이가 낮아진 것은 놔두고 등 쪽에서만 척추뼈를 나사못으로 고정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나사못이 빠지는 등 수술 성공률이 낮았다.
장지수 원장은 "오랫동안 쭈그린 자세로 농사일이나 가사노동을 해온 우리나라 할머니들 중에 퇴행성 요추후만증을 가진 분들이 무척 많다"며 "앞뒤쪽 병용 척추수술법이 여성 노인들의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