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가 찬음식·약으로 설사 유도 청소년 변비 해결법 잘못됐다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이 변비를 가졌으며 이중 상당수가 잘못된 방법으로 변비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가 작년 6~11월 서울의 중·고생 6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이 변비 증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는 3일에 한 번 화장실에 간다고 답했고, 15%는 4일에 한번, 6%는 5일에 한번 화장실에 간다고 답했다.

만성 변비는 딱딱한 대변을 주 3회 미만으로 보거나 변의 굳기에 상관없이 변을 제대로 내보낼 수 없는 상태가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청소년들도 어른의 기준에 따르거나 미국 소아소화기학회의 기준에 따라 배변과 관련된 불편감이나 통증 또는 배변 간격 지연이 2주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잘못된 해결법이다.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 진료를 받은 경우는 전체의 9%에 불과했고, 찬 음식을 먹거나 설사약을 복용해 일부러 설사를 일으킨 적이 있다는 청소년은 전체의 34%나 됐다. 또 스스로 관장을 하는 사례도 9%였다.

이대 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는 "사춘기가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배변 곤란을 부끄럽게 생각해 부모나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약으로 설사를 유도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약에 내성이 생겨 아무리 많은 음식이 들어와도 장이 반응하지 않고 약 없이는 대변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또 관장을 잘못하면 항문 열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변비의 원인으로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꼽힌다.

청소년의 67%가 식사 시간과 식사량이 불규칙하다고 답했으며, 41%는 라면을 비롯한 패스트 푸드를 일주일에 3회 이상 먹는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셋 중 하나는 시험 전후에 변을 잘 못 본다고 응답, 스트레스가 변비의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주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민정혜 공보이사는 "청소년 때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평생 변비를 가지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변비가 있어도 부모가 이를 모르거나, 변비가 있다고 말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민 공보이사는 "아이들 변비는 특별한 대책이 없고 나이가 들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잘못 아는 부모들이 많다. 변비의 원인은 과민성 장증후군 등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