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이는 고지혈증과 뼈가 엉성해지는 골다공증. 두 질병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고지혈증이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폐경학회가 폐경 여성 1643명을 대상으로 골밀도와 심혈관 질환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될 확률이 2.1배 높았다. 중성지방도 골다공증이 없는 사람들은 115㎎/㎗였지만,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들은 127㎎/㎗로 더 높았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이 3.9배 높았다는 논문도 있다. 골다공증과 고지혈증 중 어느 쪽이 원인이라고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관련성은 확실하게 있다"고 말했다.
상관 없어 보이는 고지혈증과 골다공증이 연결돼 있는 이유가 뭘까?
한 여성이 골다공증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다. 골밀도가 낮은 여성은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고지혈증 검사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첫째는 골다공증과 고지혈증 환자는 비타민D부족, 운동부족, 흡연이란 공통의 위험 인자를 갖는다. 이들은 골다공증과 고지혈증을 일으킨다.
둘째는 여성호르몬 부족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은 고지혈증을 막아주는 역할과 동시에 골흡수 억제를 막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성의 경우 폐경을 맞게 되면 고지혈증과 골다공증이 생길 가능성이 모두 높아진다.
셋째는 고지혈증 환자에게 발견되는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 반응이다.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물질들은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 아울러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작용을 억제해 골다공증도 일으킨다.
하지만 고지혈증이 골다공증을 일으킨다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정민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고지혈증 이외에도 노화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따라서 고지혈증을 골다공증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