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의 원인 뮤탄스균 2.5세 전에 엄마로부터 옮는다

입력 2009.01.20 16:08   수정 2009.01.20 16:32

가장 흔한 감염병 '충치'
1.5~2.5세 뮤탄스균 감염에 가장 취약 아기와 수저 따로 사용하고 접촉 조심할 것 치과의사協 '헬스조선M­치아와 건강' 발간

충치(치아우식증)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질환의 하나로 꼽힌다. 만성질환의 원인은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된 잘못된 생활습관인 경우가 많다. 충치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충치가 생기지 않게 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충치는 설탕을 비롯한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생긴다. 그렇다고 밥을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물론 칫솔질을 잘 하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으나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최근 발간된 '헬스조선M-치아와 건강' 편은 충치의 발생 과정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도움말로 충치에 대해 알아본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충치는 전염된다

충치를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세균 요소(충치 균) ▲식이 요소(먹는 것) ▲숙주 요소(인체의 저항력) 등 3가지를 꼽는다. 이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설탕섭취를 줄이는 것은 식이 요소, 불소함유 수돗물은 숙주 요소, 그리고 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는 것은 식이요소와 세균 요소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들 3가지 요소 중에서 충치 유발 균이 없으면 아무리 설탕을 많이 먹어도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돼 있다. 즉 무균 실에서 기르는 실험용 무균 쥐는 설탕을 많이 먹고 이를 닦지 않는데도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뮤탄스균과 유산균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뮤탄스균은 충치의 초기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뮤탄스균은 다른 미생물과 비교할 때 구강 환경 적응력이 워낙 뛰어나 거의 모든 사람의 입 안에 살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입 안 뮤탄스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항생제는 개발돼 있지 않다.

결국 뮤탄스균이 입 안에 들어오는 과정을 차단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생후 19~31개월 '충치 감염의 창'

갓 태어난 아기의 입안에는 세균이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세균들이 입안으로 들어오며 이중 일부는 자리를 잡는다.

충치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 균인 뮤탄스균은 첫 번째 유치가 나기 시작하는 생후 19개월(약 1.5세)쯤부터 입안에 자리를 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탄스균은 혀나 입안 점막 등 부드러운 조직에는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단단한 조직의 표면에서만 집단을 이루어 서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유치가 나기 전에 입안에 들어온 뮤탄스균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31개월(약 2.5세) 이후에 입안에 들어오는 뮤탄스균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생후 2.5세쯤 되면 입안의 세균 등 미생물의 생태계가 거의 확립되므로 다른 세균이 들어와도 쉽게 정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세균들이 자리를 다 잡은 뒤에 들어온 뮤탄스균은 세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1.5~2.5세 사이가 뮤탄스균 감염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며, 이를 뮤탄스균의 '감염의 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시기에 아기가 뮤탄스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평생 충치의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충치는 어머니에게 물려 받은 것?

아기에게 뮤탄스균을 옮겨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어머니다. 아기 입안의 뮤탄스균과 아버지, 어머니 등 가족의 뮤탄스균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비교한 결과 상당 부분이 어머니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머니는 다른 가족에 비해 아기의 일차적인 양육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고 아기와 접촉하는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아기를 키우는 사람의 뮤탄스균이 아기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나 아기를 봐주는 사람이 양육을 맡는 경우에도 어머니는 물론 양육자가 자신의 뮤탄스균을 아기에게 옮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1.5~2.5세 사이 '감염의 창' 시기에는 어머니 또는 양육자가 본인의 구강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아기와 뽀뽀하거나 수저를 함께 사용하는 등 접촉을 조심해야 한다.

둘째 아기가 가진 면역 성분 중에는 자궁 속 태아 때 태반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 많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기의 입안 미생물 생태계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임신 중 또는 출산 뒤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임산부의 구강관리는 본인은 물론 아기의 평생 구강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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