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가족 캠페인] "밝아진 어머니의 눈, 새해 선물로 받았어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지 올해로 10년째인 루스빅토리아 발리톤(41)씨. 지난 2일 인하대병원의 한 병실에서 만난 그녀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다. 필리핀이 고향인 그녀는 지난 1999년 6월 결혼하면서 한국에 왔다.

"수술실에서 나오며 미소 짓는 어머니를 보는 순간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동안 왼쪽 눈이 안보여 많이 고통스러워하셨거든요."

루스빅토리아씨의 어머니 루스가데스 발리톤(71)씨는 4년 전 왼쪽 눈의 백내장 진단을 받은 뒤 시력이 계속 나빠졌으나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오른쪽 눈도 시력이 약해 시장에 갈 때면 남의 도움을 받아야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인하대병원 안과 오중협 교수는 "간단한 수술만 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는데도 오래 방치해 시력을 잃어버릴 뻔 했다. 수정체가 딱딱하게 굳어있어 3분이면 될 수술을 3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헬스조선과 인하대병원, 대한항공,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가 펼치는 '지구촌 한가족 캠페인'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여섯 번째 수혜자는 고환 혹 제거 수술을 받은 캄보디아 소년 호른 야유크반낙(14)군. 매형 채재식(52)씨는 "혹 때문에 걸음걸이가 이상했던 처남이 똑바로 걸을 수 있게 돼 아내가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루스가데스 발리톤씨는 일곱 번째 수혜자이다.

지구촌 한가족 캠페인은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고국 가족들의 사연을 응모 받아 몸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 수술해주는 행사다. 지난해 6월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총 7명의 결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