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혈흉’ 이라는 병으로 오늘(22일) 수술을 받았다.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바로 아침 운동으로 선택한 배드민턴. 대체 혈흉이라는 병이 뭐길래 몸에 좋다는 운동을 하려던 사람에게 되려 병원신세를 지게한 걸까?
혈흉이란 흉막강 내 혈액이 고이는 현상을 말하는데, 크게 자연 혈흉과 외상성 혈흉 둘로 나뉜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무리한 상체 운동으로 폐와 흉막 사이의 유착이 끊어지면서 그 사이에 있던 혈관도 함께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자연 혈흉이다. 이런 자연 혈흉은 흉부의 외상으로 생기는 외상성 혈흉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흉강경 시술을 통해 유착으로 끊어진 혈관을 지혈하면 1주일 안에 퇴원할 수 있다.
서울 백병원 흉부외과 황은구 교수는 “자연혈흉의 경우에는 대부분 금새 퇴원하지만, 일부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증상을 못 느껴 상당량의 피가 흉막강에 고인 후 병원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가슴을 여는 수술까지 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구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혈흉이 생기는 걸까? 혈흉은 기본적으로 폐와 흉막 사이에 유착이 있는 사람에게 발생한다. 이 유착은 폐에 결핵이나 폐렴과 같은 질병이 있었던 경우나 폐 수술을 받았던 사람에게만 생기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증상의 폐질환이 있었을 수도 있으므로 누가 더 잘 걸릴지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한다.
한편 경희대 병원 흉부외과 조규석 교수는 “혈흉은 평소 기흉이 있는 사람도 잘 생긴다. 기흉이 있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반복된 기흉으로 인해 허탈 돼 있는 폐 안에 공기가 확 유입되면서 폐와 늑막 사이의 유착을 떨어트려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홍유미 헬스조선 인턴기자 cbmass413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