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일찍 발견해 위험 넘겼어요"

입력 2008.06.24 22:58 | 수정 2008.06.25 09:21

독자 1000명 경동맥초음파 검사 마쳐
한 병원에선 검사자 40%가 이상 발견

헬스조선과 GE헬스케어, 대한영상의학회가 공동 진행한 '얼리 헬스, 헬시 코리아(Early Health, Healthy Korea)' 경동맥초음파 무료검진 캠페인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1000명이 검진을 마쳤으며, 그 무료검진을 통해 초기 뇌졸중을 조기에 발견해 위험을 넘긴 아찔한 경우도 있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주부 김영주(59·가명)씨는 치과 외에는 평생 병원 신세 한 번 져 본 일 없는 건강체질이다. 한 달에 2~3회 병원에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뇌졸중 환자도 숱하게 돌보았지만 자신이 뇌졸중 발병 직전까지 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날, 딸이 뜬금없이 "무료 뇌졸중 검사 이벤트에 당첨됐으니 병원 가서 뇌졸중 검사를 받고 오라"고 했다. "귀찮아서 안 간다"고 했다가 딸의 성화에 못 이겨 병원에 갔는데 그것이 김씨의 생명을 살렸다. 경동맥초음파 검진 결과 '경동맥 50% 이상 협착'이라는 진단을 받고, 다음날 인근 종합병원에서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검사를 받았더니 1~2군데 혈관 협착(우내경동맥 협착) 증상이 발견된 것.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김 씨는 요즘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 경동맥초음파를 시행했던 이지방사선과의원 이창석 원장은 "우측에 2×9㎜ 크기의 내(內)경동맥 '동맥 경화반', 좌측엔 2.5×27㎜의 총(總)경동맥 '동맥 경화반'이 발견됐다"며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 뇌졸중이 올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님도 중풍 때문에 10년 넘게 누워 계셨는데, 딸 덕분에 중풍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을 수 있게 해 준 헬스조선과 GE헬스케어가 너무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에 동참해 경동맥초음파검사를 시행한 남대문진단방사선과의원 양우진 원장은 "모두 52명을 검사했는데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고 위험군이 많아서 그런지 그중 약 40%에게서 경미한 뇌혈관 협착이나 동맥경화반이 발견돼 약물 치료나 정밀 검사를 권했다"며 "아직 정확히 집계가 되진 않았지만 이번 캠페인으로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뇌졸중 발생 고비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맥초음파 무료검진 이벤트에 당첨된 독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

반대로 이번 캠페인으로 인해 뇌졸중 공포를 떨쳐 버린 사람도 많다. 인천에 사는 이영희(57·가명)씨의 남편은 5년 전, 집에서 샤워를 하던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옮기자마자 사망했다. 매일 조기축구를 할 정도로 건강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뒤, 이씨 가족에겐 뇌졸중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아찔한 병이 됐다. 역시 딸이 캠페인에 당첨돼 무료검진을 받은 이씨는 의사에게서 "정상입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딸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씨는 "하루아침에 남편 생명을 앗아간 뇌졸중 때문에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상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나도 몰래 눈물이 나더라"며 "남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이제 정기적으로 경동맥초음파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전평 교수는 "아무리 작은 뇌졸중이라도 일단 발병하면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질병의 조기 발견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일깨우고 이런 캠페인이 더 많이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GE헬스케어코리아가 심장질환(협심증)과 유방암의 '발병 후 치료와 조기진단 후 치료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의 위험인자를 미리 치료하면 연간 1조2000억 원, 유방암을 조기진단 후 치료하면 연간 약 4555억 원의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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