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촬영 환자 중 2.4%만 중증 질환 구토·경련 동반 두통은 뇌 영상 검사 고려
어린이들이 두통을 호소하면 뇌 종양 등을 걱정해 뇌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게 하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뇌 CT나 MRI 촬영은 신중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건희 교수팀은 2004년부터 2006년 6월까지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15세 이하 어린이 환자 311명 중 뇌 영상 검사를 받은 환자 164명을 분석한 결과 2.4%(4명)만 집중 관찰이나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164명 중 69.5%는 정상이었고, 28%는 양성질환이었다. 양성질환 중에서 두통과 관련이 없는 것은 접형동염, 거미막낭종 등이며, 두통과 관련이 있는 것은 수두증 등이다.
소아두통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장면. / 한림대의료원 제공
집중 관찰이나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은 두개내 출혈, 동정맥 기형, 두개인두종, 대형 뇌하수체 주머니낭 등이었다. 뇌 종양의 유병별은 10만 명 당 3~5명 선이다. 뿐만 아니라 뇌 종양 환자의 60%만 두통을 갖고 있다. 뇌 종양 환자 중에서 다른 증상 없이 두통만 보이는 경우는 10명 중 1명꼴이다.
다른 증상 없이 두통만 있는 사람이 뇌종양일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두통이 있더라도 뇌 영상 검사는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만 두통의 형태가 갑작스럽게 심한 '급성두통'이나 점점 심해지는 '만성 진행 두통'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두통의 부위가 머리 뒤쪽이 아픈 경우(후두통)나 구토·경련·성격변화·보행장애·시각장애 등을 동반한 두통, 두통 때문에 밤잠을 깨는 경우 등은 뇌 영상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어린이 두통은 소아청소년기에 흔한 질환으로 유치원생의 3분의 1, 초등학생의 약 절반이 호소한다.
이건희 교수는 "통증이 매우 심한 편두통을 앓는 비율은 초등학생의 3%, 중학생의 7%로 소아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며 "두통을 예방하려면 수면시간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초콜릿, 카페인이 든 음료는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