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차가운 것을 먹으면 독(毒)이 된다고 믿어왔다. 따라서 감기에 걸릴수록 몸을 따뜻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사실상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양방의사들은 차가운 음식이 목의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지하철에 “목이 아픈 감기에 아이스바를 먹으면 좋다”는 공익광고를 할 정도다. 도대체 목감기에는 찬 음식을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감기에 걸리면 대개 식욕을 잃는다. 편도가 부어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고, 코의 염증으로 후각을 잃어버려 입맛이 떨어지는 것. 음식으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다 보니 면역력은 더욱 떨어져 감기 바이러스에 저항하기가 더욱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목감기가 심할 때 찬 음식을 먹으면 목의 염증이나 통증이 줄고, 붓기가 가라앉고, 열이 내릴 수 있고, 그 음식이 좋아하는 음식일 경우 입맛도 돋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사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찬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한다.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양덕 교수는 “분명한 것은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찬 음식은 단지 통증을 가라앉히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며, 특히 아이스크림처럼 단 음식을 먹은 후 입을 잘 헹구지 않게 되면 입안에 세균이 증식해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음식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천식이 있거나 기도가 민감한 환자들이 찬 음식을 먹거나 찬바람을 쐬면 오히려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는 “찬 물질이 기도를 수축시키고, 기도 점막이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힘이 약하게 만들어 기침을 유발한다”며 “이런 환자는 적어도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수분을 섭취해야 기침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