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높으면 간암 위험 3~4배

간염이 없고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혈당이 높으면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대규모 코호트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유근영 원장과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지원평가연구단,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건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이 공동으로 1993년부터 2004년까지 12년간 충주, 함안, 울진, 포항 등 4개 지역에 살고 있는 20세 이상 성인 6878명을 관찰·조사한 결과, 당뇨 환자는 정상인보다 간암에 걸릴 위험이 2.77배 높았다.

또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고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복혈당이 100㎎/㎗를 넘는 사람은 공복혈당이 100㎎/㎗ 미만인 사람에 비해 간암에 걸릴 위험이 4.46배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대한예방의학회지’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많아지면 혈관 속에 염증성 물질이 늘어나는데, 이 물질이 90% 이상이 혈관인 간에 염증을 일으키고 딱딱하게 만드는 등 간을 손상시켜 간암으로의 진행을 빠르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고혈당으로 피 속에 인슐린이 많으면 비정상적인 효소 반응이 활성화돼 죽어야 할 쓸모 없는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자라 종양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만성병 조사팀 황승식 박사는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B형 간염, 과음 등과 상관없는 사람도 혈당이 높으면 간암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라며 “당뇨가 간암을 일으킨다는 더욱 명확한 증거들이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 공복혈당이 100㎎/㎗를 넘는 사람들에게 간 초음파검사를 권장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고혈당이 간암위험을 높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간암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혈당이 높아질 수도 있으므로 혈당과 간암의 상관관계에 관한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