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양성자 치료기’, 올가이드

뇌암·구강암·전립선암 수술없이 치료
위암·대장암과 전이된 암엔 적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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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는 지난 9일부터 양성자 치료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부속 병원, MD 앤더슨 암센터, 일본 국립 암센터 등 세계 28개 의료 기관만 보유하고 있는‘꿈의 암 치료기’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립암센터에는 전국 암 환자의 문의와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의 환자의 80% 이상이 양성자 치료기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이라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환자가 이 치료기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어떤 환자가 효과를 볼 수 없을까?

양성자 치료기의 치료 원리와 장점은?

양성자치료는 양성자를 빛의 60% 속도로 가속시켜 암 조직에 쏘는 치료로 방사선 치료의 일종이다. 가속된 양성자선은 몸 속을 통과하면서 정상조직에는 방사선 영향을 주지 않다가 암 조직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쏟아 암세포의 DNA를 파괴한다.

이후 양성자선은 바로 소멸, 암 조직 뒤에 있는 정상조직에는 방사선 영향을 주지 않는다. 치료과정이 신속하고 고통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양성자치료를 받는 시간은 1회 20~30분 정도다. 양성자선이 환자에게 쬐어지는 시간 2~3분. 나머지 15~25분은 환자를 치료대 위에 고정시키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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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도의 60%로 가속시킨 양성자를 암 조직에 쏘는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 모습. 국립암센터 제공
어떤 암에 가장 효과적인가?

수술로 떼어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같은 뇌암은 양성자 치료의 도입으로 완치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전립선암 등도 수술을 하지 않고 양성자 치료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눈에 생기는 맥락막흑색종, 척추에 생기는 척색종처럼 방사선에 민감한 조직 근처에 생긴 암도 양성자 치료기로 치료가 가능하다. 양성자선은 기존 방사선과 달리 암 주변 정상 조직에 자극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초기 폐암과 초기 간암 환자에게 수술 대신 양성자치료를 실시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보고도 있지만 아직 관련 연구가 부족해 표준치료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소아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하면 치료 후 키가 잘 자라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방사선 치료를 꺼렸다. 그러나 양성자 치료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 암 환자도 양성자 치료로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양성자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는?

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이된 암은 치료가 어렵다. 눈에 보이는 암을 없애더라도 다른 곳에 또다시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혈병 등 혈액암도 치료할 수 없다. 혈액을 타고 몸 전체를 돌아다니는 암세포들을 양성자로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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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은?

위암, 대장암, 직장암처럼 위장관에 생긴 암은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수술로 큰 암 덩어리를 제거한 뒤 환자 상태에 따라 방사선(양성자) 치료를 할 수도 있지만 위나 대장처럼 움직이는 장기에는 방사선을 정확하게 맞추기 어렵고, 또 설혹 방사선 치료를 하더라도 위장관이 좁아지고 출혈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잘 실시하지 않는다. 때문에 국립암센터는 위암, 대장암, 직장암 환자의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유방암의 표준 치료도 수술로 큰 암 덩어리를 떼어내는 것이다. 양성자치료는 수술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보조치료로 적용할 수도 있고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간암은 기존에 실시하던 고주파 열치료, 국소 에탄올 주입술, 경동맥 색전술로도 치료 성공률이 더 높아 굳이 양성자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

자궁암도 X선 튜브를 자궁에 넣어 암 조직 가까이서 쏘는 기존의 치료가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양성자치료를 실시하지 않는다.

비용은 얼마인가?

양성자치료비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검토하고 있다. 보험 적용 여부는 1개월 이상 지나야 결정된다. 비용은 크게 치료 계획비와 치료비로 나뉜다. 난이도에 따라 차이 난다. 치료 계획비는 300만~800만원선. 1회 치료비는 30만~10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총 1500만~20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약은 어떻게 하나?

국립암센터 원무팀(031-920-1000)에 전화를 하면 병원 방문일자를 잡아준다. 병원 방문일자는 암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2개월 후가 된다. 해당일에 병원을 방문하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양성자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한다. 양성자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im@chosun.com

/ 도움말: 조관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