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음식으로 이기자

봄철 춘곤증엔 쓴맛과 신맛이 절묘하게 조화된 봄나물이 특효다.

냉이, 씀바귀, 쑥 등 봄나물의 쓴맛은 심장을 강하게 하고, 신맛은 간의 독소를 제거해 피로를 풀어준다. 소화를 도와 위장을 다스리는 것은 기본이다.

봄나물은 주로 나물무침, 비빔밥으로 응용된다.

좀 이색적으로 먹고 싶다면 노르스름하고 단맛이 나는 대파의 싹(움파)에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을 섞은 ‘움파 생채’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움파는 소고기와 함께 꼬치에 꿰어 산적으로 요리해 먹으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입맛까지 돋울 수 있다.

당귀를 장아찌처럼 절여먹으면 초봄 입맛을 살리는데 좋다. 당귀는 빈혈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돕고, 얼굴에 핏기를 돌게 해서 피로와 무기력감을 줄여준다. 당귀 100g 정도에 돌나물과 당근, 양파, 인삼 등을 적당량 섞어 초간장으로 맛을 내는 당귀 생채도 추천한다.

정력에 좋은 오미자를 이용한 화면(花麵·꽃국수)도 춘곤증 음식으로 제격이다. 화면은 오미자를 빨갛게 우려낸 물에 꿀을 타고, 녹두 국수를 말아먹는 음식이다. 기호에 따라 잣이나 진달래꽃을 띄워 먹으면 향긋한 봄기운마저 느낄 수 있다.

칼슘과 양질의 단백질로 기력을 증진시키려면 초란과 탕평채가 좋다. 초란은 반숙한 달걀에 초장을 쳐서 먹는 음식.

계란을 식초 물에 담근 후 일주일 가량 보관한 뒤 계란껍질 성분이 녹아든 식초 물을 마시는 것도 좋다.

탕평채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미나리와 무쳐 초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조선 중기에는 청포와 채소를 섞어 무쳐 먹었으나 최근에는 고기와 미나리, 청포묵 이외에도 숙주, 물쑥, 달걀 황백 지단 등을 섞어 먹는다.


/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 도움말=두인선 광동한방병원 비만클리닉 과장,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