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된 영상의학회 최병인 회장
병원에서‘진단방사선과’간판이 사라진다. X-레이 등 방사선장비보다 CT, MRI,초음파 등 첨단영상장비의 사용이 늘어나면서‘영상의학과’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진단장비의 발전과 진료영역의 확대에 따라 진료과명도 바꾸게 됐습니다. 20세기가 X선 등 방사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CT, 초음파, 전자기파 등 새로운 매체가 주도하는 시대입니다.”
지난 9월 정기국회에서 의료법 부분개정을 통해 진료과목의 변경을 이끌어 낸 대한영상의학회 최병인 회장(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사진)은“요즘은 모든 대학병원에 영상의학과 외래가 개설돼 있을 정도”라며“‘방사선’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개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검사실에 앉아 X선 사진만 판독해주던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첨단영상장비의 발달과 함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 요즘 대학병원에선 어떤 검사가 좋은지 환자에게 조언해 주고 비수술적 중재시술 등을 직접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늘고 있다.
최 회장은“환자 고통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중재적 시술은 거의 대부분 영상의학과가 주도한다”며“간암의 경우 개복(開腹) 수술은 외과의사가 담당하지만 색전술이나 전기소작술 등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시술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담당하는 중재적 시술은 이밖에도 유방멍울, 말초혈관질환,자궁근종, 정맥류, 뇌동맥류 등 다양하다. 영상의학이 들어가지 않으면 현대의학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영상의학의 수준도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최 회장은“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도 우리나라 학자들의 논문발표수가 4위를 차지했다”며“연구성과 면에선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 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