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생적 내시경 소독실태 보고<br>
암 조기진단·치료에 최선의 방법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비위생적인 내시경 소독 실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내시경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다 보니 방송 이후 내시경 소독에 대한 문의도 자주 받고 있고, 내시경 검사를 의뢰하는 환자가 직접 소독장면을 보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위생적인 내시경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른 검사 방법을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위나 장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시경은 위암과 대장암은 물론 위·십이지장·대장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알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내시경이 아닌 조영술(造影述)이나 3차원 CT와 같은 검사 방법도 있다. 이것들은 내시경과 같은 통증도 없고 위생 걱정도 없지만 내시경의 장점을 모두 보완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조영술이나 3차원 CT가 숲을 보는 것이라면 내시경은 나무를 보는 방법이다. 조영술·3차원 CT로 위나 대장에 문제가 확인될 경우 조직검사나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내시경이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흔한 대장 용종의 경우, 내시경 검사 시 용종이 발견되면 즉시 조직검사나 용종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지만, 조영술 등으로 발견한 경우엔 조직검사나 절제를 위해 다시 내시경을 해야 한다.

일부 병원의 잘못된 내시경 소독 관행은 지탄 받아야 마땅하고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내시경 검사가 기피 당해서는 안 된다.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과 대장암의 조기 치료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내시경 검사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고 완치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무턱대고 내시경 검사를 피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클 뿐이다.

방송 이후 의료계는 그간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반성하면서 위생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병원에 대한 불신이 쉽게 사라지진 않겠지만, 병원에 내시경 소독기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내시경 기구가 최소한 2개 이상 있는 병원이라면 어느 정도 소독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괜찮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환자들도 의사들을 믿고 내시경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