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과 같이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자외선이 강렬해지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의 피부암 인식 수준은 서양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일수·김원석 교수팀이 한국인 1091명과 병원 국제진료소를 찾은 외국인 113명을 대상으로 피부암 인식도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은 100점 만점 중 28.1점을 받은 반면 외국인은 55.2점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한국인의 자외선 인식도가 낮았다. 또한 피부암 예방 행동에 관한 조사에서도 한국인은 30점, 외국인은 42.1점으로 나타나 인식 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한 실천도 상당히 뒤져 있었다.
설문조사의 주요 항목은 '햇빛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점의 피부암으로의 발전 여부' '자외선 차단제 사용 여부' '정기적인 피부암 검진 여부'등이 있었다.
한편,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과 외국인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 항목들을 보면 일광욕은 피부에 유익하지 않다는 대답이 23.4%(외국인 74%), 점의 피부암 발전 가능성을 알고 있다는 대답은 21%(외국인 76%), 정기적으로 자가 피부검진을 한다는 사람은 5%(외국인 52%)였으며 선탠용 광선이 피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32.7%(외국인 51.3%)가 인식하고 있었다.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 여부에 있어서는 외국인과 한국인 모두 82%, 64%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나라사람들은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피부암을 피상적으로는 알고 있으나 피부암의 전구 증상, 조기 진단 및 예방법 등에 관한 세부지식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김원석 교수는 “날로 자외선의 양이 증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피부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여가생활의 기회가 늘면서 야외활동도 많아지고 있는 요즘, 태양광선에의 과다 노출은 주름이나 색소성 질환은 물론 피부암의 발생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간단한 검사를 통해 피부암 여부를 진단할 수 있으며 초기암은 바르는 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피부암이란? = 피부암이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총칭하는 것이다. 피부암은 크게 악성 흑색종과 비흑색종성 피부암으로 나누어 진다. 악성 흑색종 중 일부는 수술과 항암치료의 병합요법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피부암은 조기 진단 시 수술적 치료로 90%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피부암의 원인으로는 자외선 노출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으며, 기존의 색소성 모반(점)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악성 흑색종의 20~50%는 기존의 색소성 모반에서 발생하며, 특히 선천성 모반세포성 모반(출생시부터 있었던 점)에서의 악성 흑색종 발생 빈도는 더 높다.
◇피부암의 조기 진단법 = ABCD법칙을 염두에 두면 피부암 조기진단에 도움이 된다. A(asymmetry 비대칭성), B(boarderline irregularity 불규칙한 경계), C(color variegation색조의 다양함), D(diameter 0.6cm 이상의 직경), 영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ABCD 법칙은 피부암 특히 악성 흑색종 조기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따라서 기존의 점이 이와 같은 변화를 보일 때는 반드시 악성 흑색종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해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던 점의 모양, 크기, 색조의 변화, 가려움, 작열감 또는 통증, 출혈, 궤양, 가피형성(딱지) 같은 표면 상태의 변화가 나타나거나 위성병변(주위로 퍼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일단 악성화를 의심해야 한다.
◇피부암 주요 증상 = 얼굴이나 손등과 같이 햇빛에 잘 노출되는 부위에 잘 낫지 않고 점점 커지고 가끔씩 출혈도 있으면서 레이저 등의 치료를 시행해도 자꾸 재발하는 병변이 있을 때는 일단 조직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이 좋다. ABCD 법칙도 피부암의 조기 진단의 큰 단서가 된다. 한국인의 경우 악성 흑색종은 주로 손발에 많이 발생한다. 손발의 점이 ABCD 법칙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 때는 피부과를 찾아 조직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이일수·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