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선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이 2005년 11월~2006년 1월 3개월 동안 방영된 방송 3사의 14개 드라마 150회를 모니터링한 결과, 음주장면이 1편 당 평균 1.5회나 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 MBC에서 방영됐던 한 드라마는 총 15회 방영 중 음주장면이 무려 42회나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편당 술 마시는 장면이 2.8회로, 50분 길이의 드라마에서 17분에 한 번 꼴로 음주장면이 등장했다.
술 마시는 배우의 극중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전체의 63%(143회)를 차지했다.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이 20~30대로 집중되는 흐름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청소년들이 동질화시키고 모방하기 쉬운 세대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음주량도 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 후 휘청대거나 필름이 끊기는 장면, 폭음 후 행패를 부리는 장면도 30~4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회사 회식자리에서 커다란 대접에 술을 따르고 여러 명이 돌아가며 마시는 위험한 음주장면도 버젓이 방영됐다.
음주장면이 등장하는 비율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04년 6월 한 달간 조사(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서는 드라마당 평균 1.15회, 2005년 하반기 방영 드라마에 대한 조사(한국소비자연맹)에서는 평균 1.45회였다.
이에 비해 다른 나라들은 오히려 TV에서의 음주 장면을 규제하는 추세다. 영국은 2년 전부터 ‘알코올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소년을 겨냥하거나 음주행위를 미화(美化)하는 TV 영상물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태국 정부도 올해 2월부터 TV의 흡연과 음주장면을 24시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다사랑병원 이종섭 원장은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모방심리가 강해 TV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장면은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의 우상인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반복적인 음주행위는 알코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조선편집팀
방송사별 음주장면 노출회수
KBS 월화드라마 이 죽일놈의 사랑/안녕하세요 하느님 25회
KBS 토요드라마 슬픔이여안녕/인생이여 고마워 25회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스파이/늑대/비밀남녀 25회
MBC 수목드라마 가을소나기/영재의전성시대/궁 25회
SBS 수목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마이걸 25회
SBS 토요드라마 프라하의 연인/백만장자와 결혼하기 25회
(사극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