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옥주현씨가 최근 과로로 쓰러졌다. 가수로 시작했지만 이후 MC, 라디오 DJ, 뮤지컬 배우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스타가 한 순간 대중들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 것. 그녀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도 현재 다른 사람이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잠적과 활동중지가 생각보다 길어지자 ‘무리한 다이어트의 부작용’ 때문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그녀가 지난해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으로 등장하며 ‘옥주현 요가 신드롬’까지 불러왔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단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뺀 후유증 때문”이라고 추측을 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반영돼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다이어트 부작용 전문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단기간에 무리한 체중감량은 득보다 실이 많다. 특히 살을 뺄 필요가 없는 여성들이 ‘S자 곡선’을 얻기 위해 감행하는 미용 다이어트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낳는 경우가 많다. 체중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어떻게 빼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영양불균형, 뼈 속까지 빠진다
포도 다이어트, 벌꿀 다이어트, 황제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지중해 다이어트.
다이어트의 종류는 관련 학자들의 수만큼이나 많다. 물론 일반인들이 한두번은 들어봤을 정도의 방법이라면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식사조절을 통한 다이어트 비법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편식 식단’이라는 점이다.
편식은 영향소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이는 콜라겐의 흡수를 줄여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또 여성호르몬 분비를 저해해 피부를 거칠게 하고, 불규칙한 생리주기 등 여성질환을 유발한다.
참으려던 식욕, 거식증으로
살을 빼려다 식욕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살찐 사람들 중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결과는 심각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식욕부진과 같은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심해지면 아예 먹은 것을 토해내는 지경이 된다. 정신질환의 하나인 거식증에 걸린 것이다. 거식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이 보면 날씬한데도 자신들은 뚱뚱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음식을 먹으면 다시 체중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어 음식을 회피하게 된다.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두려워해 음식을 거부하다 목숨까지도 잃게 된다.
약 복용에는 신중해야
다이어트 약품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본인의 의지로만 체중감량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최근 마약과 같은 향신경성 약물을 비롯해 갑상선 치료제 등이 체중감량 약물로 쓰이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체중 감량 약제는 리덕틸과 제니칼 뿐이다.
다른 약물들의 경우는 약의 주 효능보다는 부수적인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프로작이 대표적인 경우로, 본래 우울증 치료제를 식욕 억제·신진대사 활성화 등의 부수적인 효능만을 생각해 다이어트 약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같은 약품들도 당장 건강상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수적인 약의 효과로 인해 행동과잉 현상 같은 감정적·정서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요요현상,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요요현상이란 손에서 떠난 그대로 돌아오는 장난감처럼 한 번 뺏던 살이 다시 급속하게 찌는 경우를 말한다. 단순히 뺏던 살이 찌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요요현상은 수많은 부작용도 함께 가져온다. 우리 몸은 약 알칼리가 정상이다. 무리하게 살을 빼기 위해 끼니를 거르게 되면 케톤이라는 성분이 과도하게 분비돼 체질을 산성으로 만든다. 세포의 균형이 흐트러짐으로써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단식은 또 위산의 과다분비로 인한 위장장애를 유발한다.
살 빼려면 걸어라
무리한 다이어트가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먹을 만큼 먹고, 편하게 살을 뺄 수는 없다. 같은 재료라면 튀기기보다는 데치는 등의 열량을 낮춰주는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적절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의가 말하는 체중감량의 적절한 범위는 1개월에 자신의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60kg이라며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뺄 수 있는 최대치는 1달 6kg이다.
물론 6㎏도 쉬운 목표는 아니다. 이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살이 많이 빠질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다. 서서히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 다이어트에는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달리기는 우리 몸의 당분까지 소모시키지만 걷기는 지방을 태우기 때문에 균형잡힌 몸매를 만드는데 더 효과적이다.
고도비만이나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량은 땀이 날 정도로 하루 40분에서 1시간씩 일주일에 4번이 적당하다.
/ 장선이 헬스조선 기자 sunny0212@chosun.com
도움말 : 영동세브란스병원 안철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