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시설 아동들의 70%가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으며, 수술이 시급한 경우도 15%에 이르는 등 척추건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소장 서승우 정형외과 교수)가 2005년 6~12월까지 7개월간 전국 82개 국가등록 장애시설 아동 13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꼴인 988명(10도 이상)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됐다. 허리가 40도 이상 휘어 시급히 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15%(203명), 100도 이상 휘어 수술조차 어려운 아동 또한 2%(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C자 모양 또는 S자 모양으로 휘어지는 병으로 뇌성마비 어린이의 90% 이상에서 발생한다.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되면 교정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오래 방치할 경우 심장과 폐의 기능 저하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조기 발견이 필수적인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척추가 10도 이상 휘게 되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받아 자세교정 치료를 받아야 하고, 20도 이상 휘면 보조기를 착용해 생활해야 한다. 40도 이상으로 허리가 심하게 휠 경우 수술받아야 한다. 척추가 40도 이상 휘어진 상태에서 방치되면 1~2년 사이에 100도 이상까지 등이 굽을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장애시설의 뇌성마비 아동들같이 조기진료가 이뤄지지 않아 허리 모습이 C자 모양으로 100도 이상 휘게 되면 장기가 압박됨은 물론 심장과 폐의 기능이 저하되어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휠체어 신세조차 질 수 없어 방에만 누워있게 되며 통증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이렇게 척추측만증이 뇌성마비 어린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뇌신경손상으로 인해 허리를 지탱해 주는 근육의 힘이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승우 교수는 “뇌성마비 아동이 척추측만증 때문에 허리가 C자 형태로 휘어져 있어도 원래 자세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을 해도 장애아동의 상태가 호전되어서 걸어다닐 정도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척추측만증은 조기치료 및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병이지만 고가의 수술비와 전문병원의 부족으로 수술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얘기하며 “현재 장애아들의 척추건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이 시급한 어린이들을 선정해 진료와 수술을 시행한 후 이동순회 검진 차량이 수술 아동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회복과정을 관찰하는 등 ‘장애시설 척추측만증 어린이 무료 수술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