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갈때 상비약ㆍ의료보험증 꼭 챙겨라”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가 한 자리에 모여 덕담을 주고 받는 설은 민족 최대의 명절. 그러나 장거리 여행과 과음·과식, 불규칙한 생활 등이 예정돼 있는 연휴는 건강의 적신호로 작용하기 쉽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문유선 교수의 도움말로 ‘설 건강 10계명’을 준비했다.

① 상비약을 준비하라
연휴기간엔 소화제 한 알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소화제, 진통제, 해열제, 멀미약, 소독약 등 상비약을 준비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천식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특히 평소 복용하던 약을 꼭 챙겨야 한다. 또 응급 의료기관의 위치와 연락처 등을 파악해 두고, 고향에 갈 때 건강보험증도 꼭 챙겨야 한다.

② 만성질환자는 여행전 의사와 상담하라
심부전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환자와 심한 중이염 환자들이 비행기 여행을 할 경우엔 의사와 상의하고 휴대약을 준비해야 한다. 개복(開腹) 수술 후 열흘이 지나지 않은 환자는 비행기 여행을 삼가야 한다. 당뇨환자는 여행 중 물·스포츠 음료 등을 자주 마셔야 하며, 저혈당 쇼크 예방을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지참해야 한다.

③ 임신 12주 이내, 9개월 이후 임신부는 장시간 여행을 삼가라
유산 또는 조기출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임신 12주~9개월 사이의 임신부들은 여행에 큰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쌍둥이 임신, 자궁기형·무력증, 양수과다증이 있는 임신부들은 가급적 장거리 여행을 삼가야 한다. 특히 임신 32주 이후 임신부는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한다.

④ 자동차 여행시 1~2시간 만에 한번 환기·스트레칭하라
자동차의 좁고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갇혀 있다보면 운전자는 물론이고 동승자들도 근육경직, 두통, 피로, 코막힘 등을 경험한다. 또 비행기 여행시의 ‘일반석 증후군’처럼 정맥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혈전증이나 신체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선 시원한 물 등 음료수를 자주 마시는 게 좋다.

⑤ 음식은 가족끼리 대화하며 천천히 먹어라.
맛깔스런 명절음식과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가 정겨운 명절에는 자연스레 과음·과식하게 마련이다. 몸무게 1~2kg 느는 일은 다반사다. 음식을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이 들어 적게 먹게 된다. 따라서 가족들과 대화하면서 천천히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육류나 부침개 등 고열량·고콜레스테롤 음식보다 나물이나 야채 등을 많이 먹는 것도 지혜다.

⑥ 아내를 위로하고, 엄마를 도와주라
과도한 가사노동, 시댁 식구들과 만나는 데서 비롯되는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명절 우울증’에 걸리는 주부가 많다. 극심한 피로감, 두통, 소화장애 등의 신체증상까지 동반되는 이 ‘병’은 특히 신세대 주부에게 많다. 남편은 아내의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족들이 함께 대화하거나 오락을 하는 것도 명절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⑦ 어린이 안전사고에 주의하라
명절 연휴기간 중 화상, 골절 등 안전사고를 당하는 어린이가 많다. 많은 가족이 모여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진 데다, 아이들이 흥분해 평소보다 과격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엔 음식장만하는 엄마 근처에서 놀다 화상을 입는 어린이가 많은데, 흐르는 찬 수돗물에 대고 열을 가라앉히는 게 최선의 응급처치법이다. 된장이나 감자 등을 바르는 민간요법은 금물. 화상 연고도 가급적 바르지 않는 게 좋다.

⑧ 감기에 조심하라
명절 연휴가 지나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하고 지친데다,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기온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할 땐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하며, 감기가 걸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⑨ 자동차 사고에 주의하라
명절 연휴 자동차 사고는 대부분 졸음과 음주운전 때문. 조금이라도 졸리면 즉시 차를 세우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탁한 공기는 졸음을 유발한다. 음주운전은 범법행위다.

⑩ 충분한 수면·휴식을 취한 뒤 일상생활에 복귀하라
명절 연휴 동안의 수면 부족 또는 수면시간 변경으로 인한 생체리듬 파괴는 연휴 뒤 만성피로, 두통, 근육통, 졸림, 근로의욕 상실 등 ‘명절 피로’를 초래한다. 하루 정도 일찍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수면·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연휴기간에도 평소의 기상·취침 시간을 지켜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