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P씨의 안전한 겨울나기

올해 50세의 고혈압 환자 P씨는 해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돌아오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3년 전 고혈압 판정을 받은 뒤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운동하고 식사도 조절해왔지만 매년 이맘때면 평소보다 뒷골이 땡기는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겨울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계절이다. 갑자기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벽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치솟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물론 노인이나 일반인들도 겨울철에는 혈압에 관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보통 정상 혈압은 140(수축기)~90(확장기) mmHg(기압 단위) 이하를 말한다. 그런데 정상 혈압인 사람도 온도가 1도 내려 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 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 mmHg 정도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기온이 10도만 내려가도 혈압은 13 mmHg나 올라가게 된다.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는 다른 계절보다 10~25%나 증가했다. 실제로 고혈압과 깊은 관련이 있는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으로 의한 사망자수도 여름보다 겨울철에 평균 33%나 높았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뿐 아니라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脂質) 함량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혈관과 말초동맥이 좁아지면서 혈관 저항이 높아지는 등 혈압 상승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도 더 높다. 겨울철 아침은 그래서 위험하다. 아침에는 혈압이 상승하는데, 여기에 차가운 바깥 날씨를 만나면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겨울철 고혈압 관리에 대해 설명 들은 P씨. 시간대별로 P씨가 실행하고 있는 겨울나기 비법을 살펴보자.

새벽 6시
아무리 바쁜 아침이라도 잠에서 깬 뒤 천천히 일어난다.

새벽 6시 30분
신문을 가지러 대문 밖으로 갈 때 겉옷을 충분히 껴입는다. 밤새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차가운 바깥바람을 쐴 경우 특히 위험하다는 의사의 주의 때문이다.

아침 7시
고혈압 판정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변 공원에서 조깅을 해왔지만 요즘같이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새벽 운동을 피한다. 대신 햇빛이 따뜻한 낮 시간대 회사 주변을 산책하고, 귀가 아리도록 추운날엔 실내에서 운동한다.

오후 3시
거래처와의 약속으로 외근을 나가면서 옷을 따뜻이 갖춰 입는다. 두꺼운 옷을 한 벌 입어 통풍도 되지 않으면서 몸이 둔해지게 만들기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었다가 사무실 안에서는 벗어놓는다. 옷과 옷 사이의 공기가 단열재 역할을 해 땀이 날 때에도 체온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오후 6시
퇴근 후 회사 근처 술집에서 부하 직원들과 회식자리. 연말이라 회식자리가 끊이지 않지만 절대 과음하지 않는다. 과도한 음주나 폭음은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밤 9시
집으로 귀가한 뒤 너무 깊지 않은 욕조에서 36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30분 정도 목욕한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입욕하는 냉온욕은 과도한 혈압변화 때문에 절대 금기. 너무 높은 온도 역시 혈관을 과도하게 팽창 혹은 수축시켜 피곤해지므로 목욕물 온도를 잘 맞춘다.

밤 11시
잠자리에 들기 전 집에 있는 전자혈압계로 혈압을 측정, 병원 진료때 나온 수치와 비교해 본다.

<고혈압 환자 겨울나기 10계명(대한고혈압학회 제정)>

1. 혈압은 반드시 140/90 mmHg 미만을 유지한다
2. 외출할 땐 옷을 충분히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3.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땐 외출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4. 찬바람에 노출될 수 있는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피한다
5. 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생기는 것에 주의한다
6. 연말, 연초 회식자리 등에서도 금연과 절주를 반드시 지킨다
7. 너무 깊지 않은 욕조에서 미지근한 물로 목욕한다
8. 아침에 잠에서 깨 일어날 때 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일어난다
9. 아침 대문 밖 신문을 가지러 갈 때도 덧옷을 충분히 입는다
10.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끼면 곧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