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5㎏ 어혜은씨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도전하세요”
무슨 반찬 몇 젓가락까지 ‘식사일지’기록
2시간 이상씩 운동… 매일 1만보 걷기
|
어 씨는 고 3때 입시 공부를 하면서 80㎏까지 불었고, 대학에 들어가 20㎏이 더 늘었다. 술 때문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술 마 시는 게 좋았어요. 한번 마시면 소주 3병씩 마셨어요. 학기 초엔 거의 매일 그렇게 마셨어요. 소주 2~3잔 칼로리가 밥 한 공기보다 많은 거 아세요? 남동생과 밤마다 치킨·피자 등 기름진 야식을 한 것도 살 찌는데 한 몫 단단히 했죠.”
보다 못한 아버지가 어느 날 “병원에 가 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살이 쪄도 항상 귀엽다며 자기 편을 들던 아버지였다. 그는 “수치심과 충격을 느꼈고 정신이 확~ 들었다”고 했다.
비만클리닉을 찾았더니 몸무게가 100.8㎏이었다. 80㎏이 넘은 뒤 체중을 재지 않았던 터라 제 몸무게에 제가 놀랐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해 혈압은 140 가까이 됐고,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보다 20~30% 높았다. “뚱뚱해도 몸만 건강하면 됐지…”라고 자위(自慰)해 왔건만 이제 변명할 여지마저 사라졌다.
당장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했다. 트레이너는 그러나 뛰지도 못하게 했다. 너무 살이 쪄서 관절에 무리가 간다는 이유에서다. 처음엔 시속 4~5㎞ 속도로 걷는 것도 힘들어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제 자신이 한심했다. 시속 10㎞ 이상 속도로 달리고, 무거운 바벨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옆 사람을 보며 자기 혼자 딴 나라에 사는 것 같은 열등감을 느꼈다.
안 하던 운동을 하려니 온 몸이 쑤시고 아프고 힘들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운동은 정해진 시간에,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1주일에 5일 이상, 한번에 2시간 이상씩 이를 악물고 운동을 했다. 그것도 모자라 만보기를 차고 다니며 매일 만 걸음 이상 걸었다. 걷는 게 조금씩 수월해 지더니 느린 속도로 뛸 수도 있게 됐고 체중계 눈금에도 조금씩 변화가 왔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체중계에 올라가며 채찍질했다.
왕성한 식욕을 억제하는 것은 운동하기보다 더 힘들었다. 술을 끊고 식사량을 평소의 4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잘 지켜질 리가 없었다. 의사의 지시대로 ‘식사일지’를 작성하며, 무슨 반찬을 몇 젓가락 먹었는가 까지 다 기록했다. 8개월간의 식사일지를 펼쳐보니 ‘점심: 고사리 나물 2 젓가락, 불고기 3점, 밥 4분의 1공기’라고 적혀 있었다.
(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