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심리학] 소심한 '예스맨' 대할 때

유정씨는 이런 저런 일을 시키거나 물어보면 일단 “네, 네”하고 대답은 잘 한다. 다소곳이 앉아서 공손하게 지시사항을 잘 듣고 수첩에 메모도 하고 다 알았다는 듯 자리로 가서 다시 하던 일에 몰두했다. 하지만 며칠 후 강의장에는 두 명의 강사가 나타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성격이 급한 상사가 만일 유정씨 같은 소심한 ‘예스맨’을 부하직원으로 두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 그래서 더 닦달을 하게 되고, 당하는 사람은 더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들은 상사에게 아부를 하기 위해 손바닥이 닳도록 무조건적인 긍정을 하는 일반적 예스맨과는 다르다.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불편한 상사와의 만남 시간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그래서 질문의 내용을 잘 파악하지도 못했으면서 일단 ‘네’, ‘네’라고 대답을 하고 자리를 피한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혼자 끙끙 앓으며 나름대로 혼자 이해를 하려고 노력한다. 주변에 눈치 빠르고 친한 동료가 있으면 물어라도 볼 테지만 그마저 없으면 일을 잘못하기 쉽다. 이들은 대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과도하며, 대인관계에서 긴장도가 높은 성향이 있다.

이같은 유형은 엄한 부모 밑에서 말대답을 하면 되바라진 아이로 인식돼 호되게 혼난 환경에서 자라났거나 체질적으로 위험한 걸 회피하려는 경향이 높은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다. 아무리 엄한 아버지라도 언제나 무섭기만 한 게 아닌데, 그들의 기억속엔 항상 찌푸리고 화난 표정만 남아있다.

따라서 소심한 예스맨들을 대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들의 긴장과 경계심을 풀어주고 고압적인 자세로 야단치는 듯한 태도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후 사무적인 용어보다 편한 일상적인 말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얘기를 풀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