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심리학] 청년실업자의 좌절감

올봄 명문대를 졸업한 수동씨는 아직 취직을 하지 못해 우울증에 빠졌다. 작년 가을 취업전선에 뛰어들 때만 해도 지금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 평소 가고 싶었던 대기업,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문을 두드릴 때만 해도 학교, 해외연수, 학점 등 무엇하나 빠질게 없다고 자부했었다.

그런데 웬걸, 취업의 문은 높고도 단단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시험에서 떨어져보지 않았던 수동씨에게 날아온 불합격 통지서는 큰 충격이었다. 놀란 마음에 눈에 띄는 대로 취업정보사이트를 뒤져 원서를 넣고 관성적으로 면접을 하러 가지만 좋은 소식은 없다.

수동씨와 같이 실패의 경험이 없던 사람에게 큰 적은 실패와 좌절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회생활의 실패는 지금까지와 다른 너무 낯선 경험이기 때문에 좀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그런 실패를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반작용으로 눈높이를 대폭 낮춰 여기저기 원서를 넣지만 별다른 의욕없이 하는 취업시도를 반기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점점 무의미한 실패의 경험만 늘어나며 나는 앞으로 뭘 해도 안 될 것이라는 ‘학습된 절망’에 빠지게 된다.

쥐에게 피할 수 없는 전기자극을 반복해서 줬더니 그 후로는 자극을 줘도 도망가지 않게 되었다는 우울증의 원인 이론 중 하나가 ‘학습된 절망’이다. 이런 만성적 우울감과 자괴감에 빠져있다 보면 이후 취직이 된다고 해도 패기있게 첫 직장생활을 잘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최근의 청년실업이 구조조정에 의한 실업사태보다 사회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에 도전해 첫 취업관문을 어떻게든 통과하는 성공의 경험을 해보도록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좋은 직장이란 울타리보다 작지만 분명한 성공의 경험이다. 밀림의 왕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하물며 당신은 이제 갓 정글에 나온 입장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