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분야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한 번역서는 아예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TV 다큐멘터리 등에선 충격적 영상으로 음식에 대한 공포감을 전파시키고 있어 정말이지 식탁에 앉을 때마다 ‘밥 맛’이 떨어진다. 안전한 먹거리는 건강과 생명의 기본이며, 따라서 건전하지 못한 식품에 대한 고발과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도를 지나쳐 지금처럼 대중에게 불필요한 불신감이나 공포감을 안겨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설혹 생산과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는 ‘불량식품’이라 해도 그것이 직접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보다 불량식품을 먹을 때마다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음으로써 생기는 위해성이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환경론자들의 주장대로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이 암을 일으키거나 생식능력 감퇴를 일으킬 수도 있고,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대량 살포한 농약과 항생제가 먼 훗날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60억명이 넘게 사는 세상에서 과거처럼 뒤뜰과 텃밭에서 키운 닭과 야채 등 ‘친환경 음식’만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식품안전은 음식의 대량생산-대량가공-대량유통 과정에서 사악한 인간의 욕심이 스며들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는 것이지, 우리시대의 모든 음식을 부정하고 그 옛날의 먹거리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몸은 그리 허약하지 않아서 웬만한 세균이나 독성이나 화학물질은 모두 이겨낼 수 있다. 설혹 ‘쓰레기 만두’를 먹었다 해도, 기준치 이상의 환경호르몬을 몇 번 섭취했다 해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음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며, 먹을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는 것이다.
찜찜한 기분으로 깨끗한 음식을 먹는 것보다 설혹 쓰레기 만두라도 맛있게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