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광장] "성형수술로 몽땅 바꾸는건 위험한 생각"

▲ 양순재·양순재성형외과원장

대학병원에서 오래 봉직하다 개원한 뒤 가끔씩 성형외과 전문의라는 게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토털 성형’이라 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번 수술로 몽땅 고쳐 준다느니,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준다느니 하는 동료 의사의 과대 선전을 접할 때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백화점 세일의 경품으로 성형수술이 등장할 때는 직업적 자괴감(自愧感)이 들기도 한다.

미용 성형수술의 일차적인 목적은 자기 외모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교정해 줌으로써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 대인관계에 지장을 받는 경우 등이 수술을 꼭 받아야 하는 적응증에 해당된다.

그 밖에 외모 한두 군데에 ‘악센트’를 줘서 밋밋한 인상이나 이미지를 ‘업(up)’시키려는 경우 등도 수술 적응증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성형수술로 한 사람의 이미지를 몽땅 바꾸려 한다거나, 몸 전체를 개조한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우선 환자가 욕심을 부려 ‘과도한 변화’를 추구하다 보면 의사의 어깨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실패할 위험이 있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어, 예를 들어 10시간 동안 몸 전체를 뜯어 고친다는 ‘토털 성형’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설혹 기술 좋은 의사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해도 그것이 참 아름다움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모 지상주의 시대라 그런지 요즘엔 너무 쉽게 수술을 결정하며, 너무 과격한 이미지 변신을 추구한다. 그러나 미용 성형수술에 대한 만족도는 수술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가 강할수록 높아지므로 다른 사람이 수술 받았다고 따라 받는 경우 결코 만족도가 높아질 수 없다.

또 제대로 된 미용 성형수술이란 각자의 개성을 살리며 기존의 이미지가 깨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자신의 외모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더욱 참신하고 개성을 갖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지, 부모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딴 사람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