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항암제 '이레사' 한국인에 큰 효과

미국인보다 2배 이상 높아

어떤 항암제도 듣지 않는 말기 폐암 환자에게 쓰이는 표적(標的) 항암제 ‘이레사’가 한국인에게 특히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레사의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최근 미국의 연구 결과와는 정반대다. 미국에선 이레사를 개발한 아스트라 제네카사(社)가 제시한 임상실험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 나타나지 않아 약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팀은 2001년 1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어떤 항암제를 써도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중 이레사를 복용시킨 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3%인 21명에게서 종양이 50% 이상 감소하는 ‘우수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임상종양(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 4월호에 보고했다. 이 같은 효과는 미국인의 9~12%보다 두 배 이상 높고, 동양계인 일본인의 18~19%보다도 높다.

허 교수는 특히 폐암 조직 DNA 유전자 검사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TK)’ 내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이레사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폐암 환자 90명 중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이는 17명이었는데, 이들 중 11명에게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했고, 4명에게선 종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모두 15명(88.2%)에게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 73명 중에선 10명(13.7%)에게서만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30.5개월로,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6.6개월보다 5배 정도 높았다.

허 교수는 “생존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한 한국인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에게 희소식”이라며 “유전자 검사를 해서 돌연변이가 확인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이레사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