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들어갈 땐 덜덜, 나올 땐 후끈 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우리 몸을 지탱하는 3대 영양소는 소화·흡수·대사·이동·저장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같은 소화작용을 위해서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식품 이용을 위한 에너지 소모량’(TEF· Thermic Effect of Food)이라고 한다.

모든 에너지는 열을 발생시킨다. 결국 식사를 하면 소화를 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해 추위를 덜 느끼게 되는 것이다.

TEF는 영양소별로 다르며, 단백질이 가장 높고 탄수화물, 지방 순이다. 고단백 음식만을 섭취한 경우 TEF는 섭취한 총 열량의 15~30%까지 올라가며, 지방은 3~4%에 불과하다.

울산의대 생리학 교실 임채헌 교수는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은 지방보다 몸에 흡수되는 과정이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져 열이 더 많아진다”며 “추울 땐 돼지비계 등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어야 몸에서 열이 많이 나서 추위를 덜 탄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완전히 거꾸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 장기적으로 추위에 버티려면 아무래도 열량이 많은 지방이 유리하지만 당장 추위를 이기려면 단백질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섞인 균형식을 할 경우 섭취한 전체 칼로리의 10% 정도가 TEF로 쓰여 열을 발생시킨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강은희 과장은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 만큼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을 때보다 같은 양의 음식을 오랜 시간에 걸쳐 먹을 때 더 많은 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