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희 선생님과 상담하세요] 새학년 스트레스

3월 신학기를 가슴 설레며 맞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겐 두려움이 앞선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성민이는 한 달 전부터 목을 옆으로 빼는 듯이 움직이고 눈을 깜박거리는 ‘틱 장애’ (tic disorders)가 다시 나타났다. 최근 이사를 하면서 친한 친구들과 헤어진 것은 물론 학교까지 전학하게 되자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방의 대안학교(고교과정)로 입학하게 된 규철이는 두어 달째 과식으로 살이 찌고 있다. 예전보다 컴퓨터 게임에 더 빠져버렸고, 매일 친구들과 만나 돌아다닌다. 부모와 떨어져 기숙사로 들어가는 생활이 두렵고, 컴퓨터 게임도 마음대로 못 하게 되니 불안이 커진 것이다.

다섯 살에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은지는 밤에 깨서 우는 버릇이 생겼는데 여섯 살이 된 지금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아교육기관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학년이 바뀌는 3월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달이다. 특히 처음 교육기관을 접하거나 초·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재학생보다 변화가 크므로 더 큰 긴장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유아교육기관이나 학교를 즐겁게 다니는 아이도 스트레스는 받는다. 다만 건강하므로 잘 이겨내는 것이다.

입학과 신학기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 잠을 더 많이 자거나, 짜증이 늘거나, 오줌을 싸거나, 틱이 생기는 등 새로운 버릇이 생기면 이는 아이가 적응하려고 애를 쓰지만 무척 힘들어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힘들어하는 상태를 받아들여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입학과 신학기엔 부모도 긴장하게 되므로 아이가 적응을 못 하면 닦달하게 된다. 남들 다 다니는 학교가 두려워서 문제 행동을 나타내니 답답한 것이다. 이때 아이를 윽박지르고 달라붙는 아이를 매정하게 밀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며 깊은 상처를 받는다.

같은 자극이라도 아이에 따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게 다르다. 남들과 같이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에게 내면의 힘,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새로운 변화에 접해 나타난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아이가 가진 내면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일을 기회로 아이가 왜 이렇게 약해졌는지 부모의 양육 태도를 점검해야 한다. 아동상담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