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가 자주 납니다… 큰 병은 아니겠죠?

출혈과 지혈과정, 출혈과 관련된 질환, 코피의 원인

우리는 가끔 밤새 공부를 하는 등 피곤한 경우 ‘코피(epistaxis)’를 흘릴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큰 병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주인공이 코피를 쏟기도 한다. ‘출혈과 지혈과정’ 그리고 ‘출혈과 관련된 질환’들을 살펴보면 왜 그럴 때 코피가 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출혈과 지혈과정
‘출혈(hemorrhage)’은 혈관 손상으로 혈액이 혈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말한다. 출혈이 있을 때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혈관이 깨졌느냐?’ ‘응고에 문제가 있느냐?’ 이다. 또한, 이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볼 수 있다. 혈관 손상이면 수술과 처치를 생각할 수 있고, 혈소판과 응고인자와 관련된 출혈이면 여러 가지 약제와 수혈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지혈(hemostasis)’은 혈액이 혈관 밖으로 나오는 걸 멈추는 작용이다. 지혈과정에는 혈관 수축, 혈소판 응집 그리고 혈액 응고라는 세 가지가 있다. 비유를 들어 간단히 설명하면, 도로(혈관)가 손상되어 도로보수 차량(혈소판)이 도착하면 먼저 펜스와 삼각대를 설치하여 도로를 통제하고 교통의 흐름을 조절한다<혈관 수축>. 처음 도착한 도로보수 차량(혈소판)은 여러 다른 보수 차량을 현장으로 불러들여서 사고를 방지한다<혈소판 응집>. 도로보수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응고인자)들을 불러들이고 손상된 도로를 보수한다.<혈액응고>

출혈과 관련된 질환
‘혈관파열’은 많은 양의 출혈을 동반하는 질환들이다. 외상에 의한 혈관 손상(열상·좌상), 혈관 벽이 쉽게 파열되는 질환(대동맥박리·복부 대동맥류·뇌동맥류·식도정맥류·심근경색), 혈관 벽이 침식되는 질환(궤양·암·폐결핵) 등이 있다.
‘응고 형성의 결함’과 관련 있는 경우에는 응고인자를 만드는 재료인 비타민 K의 섭취 부족, 유전에 의한 폰 빌레브란트병, 아스피린과 플라빅스 등 항응고제 복용 등이 있다. 또한, 요독증에 의한 혈소판의 기능 이상 그리고 응고인자의 결핍이 있는 혈우병 등이 있다.



‘출혈 장애(hemorrhagic disorder)’가 있다면 ‘출혈의 위치, 양, 속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혈액량의 약 20% 정도가 빠르게 소실되더라도 건강한 성인은 특별한 이상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면 쇼크에 빠질 수 있고, 만일 출혈 부위가 뇌(brain)라면 피하조직에서의 소량 출혈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코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코피가 나는 부위는 주로 코 입구 쪽이다. 이곳에는 콧속 혈관들이 많이 모여있는 자리이다. 사실 코딱지 제거를 위해 무심결에 코를 파다가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접적인 ‘충격이나 외상’이 아니더라도 ‘점막 염증’으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혈압’이 오르거나 코안이 ‘건조’해지면 더욱 쉽게 코피가 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반복적으로 자주’ 코피가 나는 경우이다. 먼저 코를 강하게 푸는 버릇이 있거나 집안이 건조한지 전반적인 ‘생활환경’부터 살펴야 한다. 다음으로 최근 스트레스가 많았는지, 혈압은 정상인지, 피곤했는지 등 본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이 두 가지를 확인해도 특별한 것이 없다면 유전에 의한 폰 빌레브란트병, 혈우병 등 응고인자의 결핍이 있는지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잦은 코피와 멍이 쉽게 생긴다면, 혈소판을 포함한 전반적인 혈구 세포의 수가 줄어드는 ‘백혈병’도 의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