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다리가 불러온 허리 통증… 수술 안해도 될까?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강남베드로병원/윤강준 대표원장

양반다리의 역습. 통증의 시작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지 않았던 몇 년 전, 저녁 모임이 있어 모처 식당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좌식의자에 앉아 식사를 했다. 다음날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하는데 오른쪽 다리가 저려서 허리를 똑바로 펼 수가 없었다. 통증을 참으며 침대 모서리를 잡고 겨우 일어나긴 했지만 다리를 방바닥으로 내릴 수도 다시 들어 침대 위로 올릴 수도 없었다. 다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니 통증이 조금 풀어졌다.

곧바로 병원에 가서 MRI 촬영을 했다. MRI 검사 결과 디스크 이상도 ‘중등도‘ 정도였다. 가볍게 여겼다가 고도(매우 심한)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퇴행도 진행 중이었다. 흔히 양반다리는 편한 자세로 생각하기 쉽지만 양반다리로 장시간 앉아있게 되면 일자허리가 되어 척추의 굴곡이 사라지면서 허리에 심한 무리를 주게 된다.

옛날 서당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공부할 때 “하늘 천 따지”의 박자에 맞추어 허리를 앞뒤로 구부렸다 폈다 했던 게 바로 허리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우리 선조의 지혜로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식당 좌식의자에서 회식을 할 때 ‘밥 한 술, 반찬 하나’에 허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식사를 할 수는 없는 터. 허리가 좋지 않은 분들은 양반다리로 오래 앉았다 일어나려고 하면 허리를 잘 펴지 못한 채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비수술? 수술?

약도 먹고 주사도 맞아가며 비수술 치료를 계속 받아도, 증상의 진행도에 따라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몇 시간 아프다가 약을 먹으면 또 멀쩡해지고, 다시 또 아프고를 반복한다. 갈수록 ‘아팠다 괜찮다’하는 주기도 짧아진다. 하루 중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극심한 통증이 지나가고 오후가 되면 ‘아, 이 정도면 수술 안 해도 되겠다’할 정도로 통증이 괜찮아진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아플 때는 수술을 할까 하다가 괜찮아지면 적극적인 치료를 또 미루게 된다.

물론 비수술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100% 정답은 아니다. 증세가 보이면 척추 치료에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원인 증상에 따른 맞춤치료를 받아야 한다. 개인의 증상에 따른 맞춤치료가 비수술일 수도 있고, 수술일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도 불리며 허리등뼈 사이에서 뼈와 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튀어나와 생기는 병이다. 스트레스와 잘못된 자세 등으로 디스크 질환에 노출되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인공디스크치환술은 손상이 심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디스크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인공디스크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 속도를 내기 위해 닳아버린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하듯 사람의 허리도 체형에 맞는 인공디스크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는 본연의 디스크와 같은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예전처럼 허리의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인공디스크의 수명은 약 70~80년으로 반영구적이어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1998년, 우연히 독일에서 열린 세계척추학회에 참석해 인공디스크에 대한 발표를 접한 이후 허리 디스크 재발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위해 ‘인공디스크치환술’을 국내에 도입했다.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동양인 체형이 맞는 인공디스크를 개발하고 특허까지 획득했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척추 모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인의 경우 척추 모형이 원형에 가까운 반면, 동양인은 체구가 작다 보니 타원형과 비슷하다. 결국 지지대가 돼야 할 디스크 모양과 위치도 다를 수밖에 없다.

초기 허리디스크일 경우 주사치료, 재활치료, 물리치료 등과 같은 보존적인 치료방법으로 허리 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디스크로 인해 다리 저림, 통증, 근력약화로 인해 하반신 마비 증상, 대소변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참기 힘든 허리 및 다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을 통한 치료를 신중히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척추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저자 또한 디스크가 닳아 없어지고 신경이 좁아진 중등도 디스크 환자로 2011년에 인공디스크치환술을 받고 지금까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Tip. 진단을 위한 검사로는 크게 엑스레이(X-Ray)와 CT, 그리고 MRI가 있다.

◆엑스레이(X-Ray)는 물질을 투과하는 X선을 이용해 물질의 밀도 차이를 필름에 현상하는 방법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빠르게 찍을 순 있지만 혈관이나 인대, 근육 등 밀도가 비슷한 구조물들을 자세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CT(Computed Tomography : 컴퓨터 단층촬영)도 엑스레이와 마찬가지로 X선을 이용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해 투과도를 분석하여 단면을 나타내줌으로써 엑스레이 상에서는 불확실하게 나타나는 구조물의 내부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는 X선이 아닌 자기장을 이용해 컴퓨터가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3차원 영상을 보는 게 가능하기에 CT에 비해 좀 더 정밀하게 신경의 구조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허리와 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몸소 겪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척추 건강 이야기

-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 미국 예일대학교 신경외과 교환교수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미국 윌체 척추연구소 연수
- 세계 인공디스크학회 종신회원
-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보험 자문의사
-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회장
- 대한오존의학협회 부회장

- 속초고등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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